檢,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 이임재·박희영에 양형 부당 항소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진=뉴스1, 뉴시스

검찰이 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최근 1심 판결을 받은 서울 용산경찰서와 용산구청 책임자들에게 더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경찰관 5명,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구청 관계자 4명에 대해 항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양형과 관련해 피고인들의 과실과 그로 인해 발생한 결과가 매우 중대하다"며 "사고의 책임을 떠넘기며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고자 항소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지난달 30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서장에게 금고 3년을,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인혁 전 서울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 팀장은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허위 보고서 작성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정현우 전 용산서 여성청소년 과장과 최용원 전 용산서 생활안전과 경위에겐 각각 무죄가 선고됐다.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은 지난 4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재판부는 같은 날 진행된 박 구청장 등 구청 공무원 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구청 관계자들에게는 인파 유입을 막고 해산할 수 있는 수권 규정이 없어 구체적인 주의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재난 예방과 대응의 기본법인 '재난안전법'은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대책을 마련할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한다"며 "구청은 유관기관과 협력해 현장을 재난 현장을 총괄·조정하고 응급조치할 의무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1심 법원이 법리를 오해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 전 서장과 박 구청장의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와 관련해 재판부가 사실을 오인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 문서에 이 전 서장과 박 청장의 사고 현장 도착시간 등이 명백히 거짓으로 기재됐고 피고인들이 이를 지시하고 실행한 충분한 정황이 확인된다"며 "이를 바로 잡고자 항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전 서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송 전 실장에게는 금고 5년, 박 전 팀장에게는 금고 2년 6개월, 정 전 과장과 최 경위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박 구청장에게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유승재 전 용산구청 부구청장과 문인환 전 용산구청 안전건설교통국장은 각각 징역 2년을, 최원준 전 안전재난과장은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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