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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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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렐라 스토리’ 진화, MZ 불사조+육성 달인 정정용 하모니…상무, K리그1 정규리그 역대 최고 2위 달성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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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천 상무 선수들이 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정규리그 최종전인 33라운드 울산HD와 원정 경기에서 전반 모재현의 선제골 직후 단체 거수 경례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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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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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MZ’ 불사조 세대와 ‘육성의 달인’ 정정용 감독이 하모니를 이룬 김천 상무가 군 팀 K리그1 정규리그 역사상 최고 성적인 2위(승점 56)를 기록, 새 이정표를 썼다.

정 감독이 지휘하는 김천은 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정규리그 최종전인 33라운드 울산HD와 원정 경기에서 1-2 역전패했다. K리그1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승점 61)에 비록 졌으나 불사조 군단에 의미 있는 날이다.

2013년 K리그 승강제 시행 이후 상무가 거둔 역대 1부 리그 최고 성적은 2020시즌 4위다. 그해 파이널 라운드까지 상무는 최종 성적도 4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다만 당시엔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38라운드가 아닌 27라운드 체제로 시즌을 치렀다. 38라운드 체제에서 거둔 정규리그 최고 성적은 2016년 6위(최종 성적도 6위)다.

광주, 상주를 거쳐 2021년 김천에 연고를 튼 상무는 1,2부를 오가다가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1부로 승격했다. 상무는 원소속팀에서 수준급 선수가 임대 개념으로 입대해 팀을 이루는 만큼 선수 개인 능력치는 좋다. 그러나 ‘군 팀’ 특성상 시즌 내내 우승 경쟁할 수준의 성적을 거두는 건 쉽지 않다. 우선 시즌 중 전역자가 발생한다. 또 군 복무가 핵심인 만큼 동기 부여가 떨어진다. 원소속팀 복귀를 앞두고 부상을 염려하는 선수도 존재한다. 상무는 이제까지 원소속팀에서 부진했거나 주목받지 못한 선수가 입대에 훨훨 날아오르는, 이른바 ‘군데렐라’ 스토리 정도로 주목받는 팀이었다. 이정협(성남FC), 강상우(FC서울) 등이 그런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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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근래 들어 입대하는 ‘MZ세대’ 선수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상무가 그저 군 복무를 위해 의무적으로 지내야 하는 공간 또는 시간을 허비하는 곳이 아니라 선수로 발전할 디딤돌이 되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해지면서다. 또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처럼 20대 초반 어린 선수가 일찍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해외 진출에 도전해 성공적 행보를 보이면서 과거처럼 최대한 늦게 입대하는 문화도 사라졌다.

정정용 감독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해야 할까. 선수에게 ‘여기에서도 못하면 나가서도 안 된다’는 얘기를 한다”며 “K2(2부)에서 온 선수는 (이곳에서 잘해서) K1(1부)에 가야하고, 1부에 있던 선수는 기량을 닦아 해외 무대를 노리도록 이끈다. 현실화하면서 선수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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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전역 이후 스위스 무대에 연착륙한 그라스호퍼의 스트라이커 이영준. 사진 | 그라스호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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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상무 시절 김태현.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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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여러 선수가 증명했다. 지난 여름 전역한 이영준(그라스호퍼)은 만 21세 나이에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현욱(대전) 김태현(전북) 등 원소속팀이 K2에 있던 선수가 1부 클럽의 오퍼를 받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밖에 정 감독은 “이곳에 있을 때 새로운 기술도 장착해야 한다는 것도 얘기한다. 본래 팀에서 하지 못한 것을 마음껏 펼쳐서 나름의 무기를 갖추라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다수 선수가 주포지션을 떠나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새로운 경쟁력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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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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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보이지 않는 힘’과 더불어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2019년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을 이끈 정 감독의 지략이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현재 대표팀 주력 요원의 청소년기를 이끈 그는 강한 전방 압박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변칙술 등으로 김천의 반란을 주도했다. 정규리그에서 최소 실점 2위(37실점·1위는 울산 36실점)를 기록할 정도로 단단한 ‘방패’가 호성적의 힘이 됐다. 파이널A에서도 김천이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방증이다.

김천은 이날 전반 모재현이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교체로 들어간 아타루(고승범 동점골 도움), 야고(결승골) 두 외인의 동선을 막지 못하며 졌다. 그러나 군 팀에 ‘없는’ 외인에게 당했을 뿐 여전히 우수한 경기력을 뽐냈다. 경기 직후 “(파이널A에서)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정 감독이 말한 이유다. 울산이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로 파이널 무대를 향하는 가운데 김천이 끝까지 대항마 구실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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