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멘시티 9400, 성능 30%↑·전성비도 뛰어나
가격 경쟁력 확보… 퀄컴 협상카드 대안 부상
갤럭시 S25 유력… 울트라 요구 성능엔 부족
삼성전자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5에 대만 미디어텍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멘시티 9400' 칩셋 탑재가 거론되고 있다. AP 가격 상승과 갤럭시탭 S10 시리즈 '디멘시티 9300+' 탑재 등으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오는 9일(현지시간) '디멘시티 9400' 출시를 발표한다. 이 제품은 퀄컴의 차세대 AP인 '스냅드래곤 8 4세대'와 동일한 TSMC의 3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1m) 2세대 공정으로 제작됐다. 전 세대 대비 그래픽(GPU)·AI·머신러닝(ML) 성능이 30% 이상 향상됐고 전력 소모는 약 30% 절감됐다. 그럼에도 가격은 스냅드래곤 8 4세대보다 약 20% 저렴하다. 이는 전작인 스냅드래곤 8 3세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로 전체 스마트폰 부품원가 중 약 20% 정도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지난해 스냅드래곤을 사용하며 AP 매입에만 11조원이 넘는 비용을 쓴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 S25의 성능을 극대화하면서도 비용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이 절실하다. 특히 자사 3나노 2세대 공정 기반 AP '엑시노스 2500' 칩셋이 전성비(전력 효율 대비 성능) 및 생산 수율 문제를 겪고 있어 전작처럼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혼용하는 방안도 불투명해졌다.
다만 삼성전자가 모든 갤럭시 S25 시리즈에 디멘시티를 탑재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울트라는 2억 화소 이상의 메인카메라 등 높은 이미지 품질 구현과 그에 따른 연산·전력량 감당을 위해 기존처럼 스냅드래곤 탑재가 유력하다.
대신 가장 낮은 스펙이지만 잘 팔리는 갤럭시 S25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 S24 시리즈의 판매 비중은 △기본형 27% △플러스 21% △울트라 52%다. 업계 관계자는 "디멘시티 9400으로 울트라는 어렵더라도 기본형 모델 요구 스펙은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400을 채택할 경우, 퀄컴과의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퀄컴 스냅드래곤 8 4세대 칩셋의 가격이 전작보다 25~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디멘시티 채택으로 퀄컴과의 AP 납품단가 협상에서 더 나은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
걸림돌은 엑시노스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엑시노스에서 한 번 실패한 역사가 있는데 중저가용으로 유명한 디멘시티를 갤럭시 S25에 탑재할지 미지수다"라며 "만약 탑재할 경우 파운드리사업부의 자존심이 또 한 번 구겨지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텍은 공급망 진입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매 분기 1억개가 넘는 AP를 판매하며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나 프리미엄 시장 내 영향력은 부진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시장은 퀄컴과 애플이 주도하고 있다. 이번 공급 협력이 확정된다면 시장 내 존재감에 기술력까지 입증하게 돼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현재 갤럭시 S25 시리즈와 관련해 유출된 벤치마크(성능실험) 점수는 스냅드래곤이 탑재된 플러스와 울트라 모델뿐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전 구체적인 사양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주경제=김민우 기자 markkim@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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