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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떡볶이 국물 붓고 냄비로 지지고…지적장애 직원 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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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보조 일을 잘 못한다는 등 이유로 20대 지적장애 종업원의 팔에 뜨거운 떡볶이 국물을 붓고 냄비로 지져 화상을 입히는 등 온갖 범행을 저지른 치킨집 업주 형제가 사회로부터 격리됐습니다.

법원은 인간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한 범행이라고 판단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특수상해와 특수상해교사, 사기, 공갈, 특수절도, 특수강요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29살 A 씨·31살 B 씨 형제에게 각각 징역 4년과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또 A 씨가 운영하는 치킨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27살 C 씨에게는 특수상해 혐의만 적용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2022년 7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원주의 한 치킨집에서 종업원 24살 D 씨가 늦게 출근하거나 주방 보조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혼자 폭행하거나 친형인 B 씨, 종업원 C 씨와 함께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2022년 11월 중순 길이 26㎝의 공구로 D 씨의 엉덩이, 머리, 어깨 등 전신을 여러 차례 내려쳤고, 같은 달 말에는 책상에 왼팔을 올리게 해 공구로 내리치고 피하면 얼굴과 머리를 때려 각각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습니다.

같은 해 11월 중순 또 다른 종업원으로부터 50만 원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은 A 씨는 '그냥 빌려줄 수 없고 D를 때리면 1원으로 계산해 금액만큼 주겠다'고 말하는 등 종업원으로 하여금 공구로 D 씨를 때려 상해를 입히도록 교사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A·B 씨 형제는 그해 10월 22일 D 씨가 근무 중 도망갔다는 이유로 치킨집 화장실로 데리고 가 옷을 벗게 한 뒤 끓인 물을 D 씨의 오른팔에 붓고 뜨거운 냄비에 10초간 팔을 지지는 등 전치 3주의 2도 화상을 입힌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습니다.

이에 더해 C 씨는 D 씨가 반성문을 쓰고도 계속 출근하지 않자 그해 10월 말 '근무지에서 도망가면 1억6천만 원을 지불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에 서명하게 하고 흉기로 엄지손가락을 스스로 찌르게 해 흐르는 피로 지장을 찍도록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작성한 차용증대로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D 씨의 어머니 주거지에 침입해 안방 출입문을 강제로 열어 현금 70만 원을 훔쳤고, D 씨에게 겁을 줘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100만 원어치의 물품을 결제한 사실도 공소장에 담겼습니다.

이들은 지능지수가 다소 낮은 경도의 지적장애라는 점을 악용해 종업원인 D 씨를 상대로 착취하고 다양하고 많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 형제 등의 범행으로 피해자 D 씨는 오른쪽 귀의 변형이 왔고, 뜨거운 떡볶이 국물을 부어 다친 오른팔에는 광범위한 화상을 비롯해 여러 흉터가 남았습니다.

박 부장판사는 "타인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자를 수단으로만 취급해 이뤄진 범행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A 씨의 범행 횟수가 많고 범행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가해 정도도 무겁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다만 종업원 C 씨는 가담 정도가 가장 가볍고 피해자가 처벌 불원의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홍순준 기자 kohs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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