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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이란 석유시설 때리나…바이든 "논의중" 돌출발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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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이란 대응 방식·시점 암시한 언급에 국제사회 '확전' 우려 고조

국제유가 5% 급등…이스라엘 언론도 머리기사로 비상한 관심

수습 나선 美국방부 "이스라엘 대응 방향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

연합뉴스

기자들과 문답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지난 1일(현지시간) 이뤄진 이란의 무더기 탄도미사일 공격에 이스라엘이 과연 언제, 어떻게 대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돌출 발언으로 국제 사회가 한바탕 술렁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이스라엘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 및 조지아주 허리케인 피해 지역 방문을 위해 출발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물음에 "제 생각에 그것은 좀…"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시사한 뒤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 중(in discussion)"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보복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우리는 이스라엘에 허가하는 것이 아니라 조언하고 있다"고 말한 뒤 "오늘(3일)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제 사회가 이스라엘의 다음 수를 숨죽여 지켜보는 와중에 나온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즉각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대응 수위에 따라 자칫 중동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격랑으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정세를 좌우하는 '슈퍼 파워'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무력 충돌 확산을 시사하는 듯한 이 발언은 중동 전면전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우려를 증폭 시켰다.

국제 유가가 먼저 반응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3.61달러(5.15%) 급등한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CIBC프라이빗웰스의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인 레베카 바빈은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잠재적인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사실은 시장에 완전히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의견을 들으면 그 가능성이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 같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돌출'(offhand) 발언이 시장과 중동에서 파장을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언론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즉각 헤드라인으로 다루며 비상한 관심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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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란 석유·핵 시설 현황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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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남부 아라드 인근의 사막에 이란이 쏜 탄도미사일 잔해가 떨어진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현재까지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이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 온 터라 이스라엘과 동맹국들이 준비 중인 군사 공격의 목표물과 시점을 어렴풋이나마 드러내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생산 역량 타격을 준비 중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암시하는 것만으로도 국제 사회에 충격파로 작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유대 새해 명절인 로시 하샤나(10월2일 일몰∼4일 일몰)가 끝날 때까지는 이란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는 점에서 공격 시점 역시 '일급 비밀'은 아니지만, 실제로 그 정보를 알고 있을 핵심 인사 중 하나인 바이든 대통령이 관련 언급을 한 것은 "놀라운"(striking) 일이라고 NYT는 꼬집었다.

미 국방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파장을 몰고 오자 수습에 나섰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 발언의 성격을 규정하지 않겠지만,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든 우리는 그 논의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기에 이란의 석유 시설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이란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지 논의하는 것 이상은 말할 수 없다"면서 "여기에서 잠재적인 목표가 무엇일지에 대해 구체화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싱 부대변인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이나 유전을 타격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도 "가정적인 질문이나 이스라엘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한 미국 정부 관계자도 로이터통신에 "이란의 석유 시설을 포함해 이스라엘이 이란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여전히 정확히 무엇을 할지에 대해 결정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에서 전면전을 저지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중동에서)전면전이 일어날 거라 믿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막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취할 수 있는 카드로는 요인 암살부터 군사 시설 정밀 타격, 석유 시설 공격, 심지어 핵 시설 공격 가능성 등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거론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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