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제기 '다가오는 영화들'
배트맨이 복수자가 된 영화 '더 배트맨'은 정의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하는 영화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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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허구를 담지만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시간 때우기용으로 선택한 영화에서도 이런저런 생각할 거리를 마주하게 된다. 화려한 영상과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대사, 감미로운 선율의 음악 뒤에 숨겨진 메시지를 찾는 것은 영화 보기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다가오는 영화들'은 영화가 건네는 소통 지점으로 독자를 데려가 영화의 의미와 메시지에 귀 기울이게 하는 책이다. 한국일보에서 10년 넘게 영화를 취재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는 동시대 담론이 담긴 최근 10년간의 국내외 영화 27편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책은 '균형', '정의', '의심', '인생', '오만과 편견', '연결'의 7개 키워드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영화를 골라 담았다.
공동체를 이루는 데 필요한 '균형'에 대해 다룬 영화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와 설경구 주연의 '킹 메이커' 등을 소개했다. 배트맨의 복수를 그린 '더 배트맨'과 윤동주 시인의 삶과 시를 담은 '동주', 실화가 바탕인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등은 '정의'라는 주제로 묶었다. '의심'의 키워드로는 '우연과 상상', '돈 룩 업', '증인', '추락의 해부'를 살펴본다. 편견에 맞서는 인물이 등장하는 '컴온컴온', '멋진 세계', '두 교황', '그린북', '히든 피겨스'에는 '오만과 편견'이라는 주제어를 붙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회 사이의 '연결'을 둘러싼 영화로는 '브로커', '레이디 버드', '패스트 라이브즈' 등을 짚었다.
저자는 누구나 각자 생각대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며 자신의 영화 읽기가 완벽한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제게 영화라는 매체는 잘 알지 못하는 세상으로 가는 창구 같은 존재"라는 저자의 말처럼, 영화 속으로 깊이 들어가고 싶은 이들에게 길잡이가 돼 줄 책이다.
다가오는 영화들·라제기 지음·북트리거 발행·236쪽·1만6,800원 |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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