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보수진영 조전혁 후보 공식선거운동 시작
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첫날인 3일 오전 광화문역 앞에서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출정식을 갖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2024.10.3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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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6일 진행되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보수진영이 단일후보로 추대한 조전혁 후보가 3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광화문에서 출정식을 하기 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았다. 지난해 2년 차 교사가 학부모 민원 등에 시달리다 사망하며 교권침해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린 곳이다. 조 후보에게는 둘째 딸이 졸업한 학교라 마음이 더 아팠다고 한다.
“조희연 전 교육감의 10년 (임기)동안 추락한 서울 학생의 학력을 끌어올리겠다”며 ‘학력 신장’을 제 1 공약으로 내건 조 후보는 교권을 강화해야 공교육이 강화된다고 본다. 서이초에서 광화문까지 가는 자동차 안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 후보는 “올해 내 당장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분리하는 조례를 만들고 등교 때 휴대전화를 수거하겠다”고 강조했다.
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아 묵념하는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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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지난해 서이초 사건 이후 정부가 교권보호법을 개정했지만 교사의 사기 저하로 인한 공교육 붕괴가 심각하다
“학생들 인권을 지켜주자고 만든 학생인권조례가 교실과 수업을 붕괴시켰다. 헌법에도 ‘모든 국민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다. 기초 이상의 학력을 못 갖춘 학생은 현대사회에서 살 수 없다. (학생인권조례에서 보장한 것들은) 권리도 아닌데 권리로 착각하는 것을 지켜주기 위해 생존권적 기본권인 학습권이 침해된 것이다. 당선되면 첫 번째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학생권리의무조례와 수업방해학생분리조례를 제정하겠다.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올해 가능하다. (조희연 전 교육감이) 서울시의회 상대로 낸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 재의결 무효 확인 소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대법원이 인용했는데 바로 철회하면 된다.”
ㅡ학교에서의 무분별한 휴대전화 사용이 교권침해, 수업 방해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교 시 휴대전화 반납’ 공약이 눈길을 끈다
“프랑스는 올해 일부 중학교에서 등교 시 휴대전화를 수거했다가 하교 때 돌려주는 방안을 시작했고 내년에 전체 학교로 확대한다. 우리나라보다 인권의식이 높은 국가에서도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규제가 문제되지 않는다. 학생에게 자유와 방종을 구분시켜야 한다. 교육적 목적으로 필요한 경우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교사 승인을 받고 사용하게 하겠지만 학생들이 등교한 뒤 휴대전화를 모두 걷었다가 하교 때 돌려주겠다. 학교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도 금지할 계획이다.”
ㅡ서울시교육청에서 보급하는 교육용 태블릿 PC ‘디벗’을 집에 가져와 SNS와 유튜브 하는 학생들이 많아 학부모 우려가 높다
“디벗을 학교에서 보관하게 할 방침이다. 디벗은 ‘디지털과 벗’의 줄임말인데 ‘디지털 에너미(적)’이라고 ‘디적’이라고 부르는 학부모도 있다. 디벗을 집으로 가져오지 않게 해달라는 학부모 요구는 합리적이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선진국에 가봐도 디지털 기기를 학교에서 교육 목적으로 사용하지 학생이 갖고 가는 곳은 없다. 이런 정책은 무조건 퍼주자는 식의 교육 포퓰리즘이다.”
ㅡ초등학교 지필평가 부활 추진 공약에 대한 학부모 관심도 많은데
“좌파진영(정근식 후보)에서 애들을 줄 세운다, 사교육이 기승부릴 거라고 하는데 그런 용도의 평가가 아니다. 오히려 거꾸로다. 학교에서 평가를 안 하고 공교육이 만족스럽지 못하니까 학원 가서 돈 내고 레벨테스트를 받는다. 공교육은 교육서비스고, 교육감은 그 사업의 CEO라고 생각한다. 교육감은 서울 교육 전체의 질 관리를 위해 당연히 평가를 제공해야 한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해야 평가할 수 있고 평가돼야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가정에서 수시로 각 과목의 실력을 점검할 수 있도록 진단 키트를 개발하겠다. 국회와 소통해 현행법을 개정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전수 조사도 추진하겠다.” (현재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지필평가라는 용어가 없어 중간·기말고사 같은 형태의 일제식 정기고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형성평가와 단원평가 등은 각 학교에서 계획을 수립해 관찰형, 지필형 등 여러 형태로 진행한다. 조 후보가 이야기하는 지필평가 부활이 어떤 건지는 추후 설명이 더 필요하다.)
3일 오전 보수진영의 조전혁 후보가 첫 선거운동 첫날 행사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방문해 지난해 불운하게 세상을 마감한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며 헌화를 했다. 조 후보의 두 딸이 서이초 출신이다. 2024.10.03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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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수행평가는 대학입시 수시모집과도 관련 있는데 몇 %까지 축소할 생각인가. 올해 서울시교육청 지침에 따르면 중고교는 수행평가를 학기 단위 성적의 40% 이상 반영하도록 권장하고 수행평가 100%로 평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체적인 비율은 정하지 않았는데 절반 이하로 줄여도 문제없을 것 같다. 수행평가도 능력이 되는 학교가 있고 아닌 학교가 있다. 학교나 교육청 차원에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교사 재량으로 수행평가를 실시하지 않을 수도 있게 하겠다.”
ㅡ혁신학교를 일괄 폐지하나. 그 예산으로 모든 학생에게 방과후학교 지원금을 줄 건가
“교육감 바뀌었다고 과거를 완전히 단절하는 건 나도 비판했던 만큼 일괄 폐지가 맞는지는 좀 봐야겠다. 하지만 축소할 것이다. 혁신학교에 몇천만 원씩 예산을 지원하는데 좌파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젖줄 역할을 하는 등 낭비가 심하다. 그런 (혁신학교를 폐지해) 예산을 절약하면 저소득층 가정은 100만 원, 일반 학생은 30만 원씩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을 지급할 수 있는 예산 2000억 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ㅡ방과후학교에서 선행학습을 허용하겠다고 했는데 사교육 수요를 막기 위해서인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정부에 요청해 방과후학교에서 다음 학기 과정 수업을 허용할 계획이다. 그런 법이 있는 나라가 전 세계에 어디 있나. 선행학습을 금지하니 풍선효과로 사교육이 늘어난다. 방과후학교에서 다음 학기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면 사교육 수요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ㅡ자율형사립고(자사고) 확대는 얼마나 할 계획인가
“일정 기준을 맞춘다면 다 허용하겠다. 또 조희연 전 교육감처럼 (재지정) 평가를 고무줄 잣대처럼 인위적으로 바꿔 폐지하는 악한 정책은 쓰지 않겠다.”
ㅡ전임 교육감의 남은 임기가 약 1년 8개월이라 교육감 임기(4년)의 절반에 못 미친다. 가장 먼저 어떤 정책부터 추진할 건가
“첫 번째로 학생인권조례를 올해 안으로 폐지하겠다. 다음으로 서울 학력이 너무 떨어져 있어 자원을 이쪽에 집중 투입하겠다. 그리고 나서 임기 내에 서울시교육청의 공교육 서비스에 대한 학부모 평가를 진행할 생각이다.”
ㅡ조 후보에게 투표해야 하는 이유는
“진보진영의 정근식 후보는 초중등 교육의 문외한인데 교육감 되겠다고 나온 게 염치 있는지 모르겠다. 저는 20년간 일했다. 국회에서 4년 내내 교육위원회 활동했고, 이병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에서 일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명한 혁신공정교육위원장으로 서울런 등 교육복지정책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역사를 전공해) 과거를 파며 살아온 정 후보보다 미래 교육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온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첫날인 3일 오전 광화문역 앞에서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출정식을 갖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2024.10.3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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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 광화문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조 후보는 “조희연 10년의 어둠을 물리고 교육 정상화를 선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화문을 선거운동 출발지로 택한 이유는 광화가 ‘빛이 널리 비춘다’는 뜻이라서다. 희망의 교육으로 새롭게 태어나자는 취지다.
조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는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 특별채용’이라는 불법행위로 이뤄지는 것으로 세금 600억 원이 낭비된다”며 “그런데 진보진영 후보는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교육 절망의 10년에서 더 암흑으로 갈 수는 없다”며 “조희연 전 교육감의 아바타를 심판하고 조전혁에게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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