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불확실성 속 근원물가 안정세…부동산·가계부채 뇌관 변수
국제유가 하락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한지훈 기자 =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3년반 만에 1%대로 떨어지면서 10월 기준금리 결정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중동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 불확실성에도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금리인하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이미 금리인하의 조건을 충족한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등이 변수로 떠오른 만큼, 1%대 물가가 금리인하의 결정적인 동력이 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김장 |
◇ 1%대 물가 공표된 날, 국제유가 4% 급등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1.6% 상승하며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떨어졌다.
석유류 물가가 7개월 만에 마이너스(-7.6%)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석유류 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를 0.32%포인트(p) 끌어내렸다.
석유류 물가는 최근 국제 유가 하락세에 더해 지난해 높은 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불확실성은 여전한 모습이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수백발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하면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으로 1일 오후 1시 52분 기준 배럴당 74.21달러로 전장보다 2.51달러(3.5%) 올랐다.
김장철을 앞두고 폭염 등 영향으로 배추·무 등 일부 채소류 가격도 급등세다. 전월과 비교한 채소류 물가상승률은 18.6%로 나타나 2020년 8월(2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0% 상승하면서 전달(2.1%)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2021년 11월 1.9%를 기록한 뒤로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창용 총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주재 |
◇ 근원물가도 안정세…금리인하 전망에 힘 실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에 안착하면서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동 사태, 채소류 물가 불안 등 일부 불확실성은 있지만 근원물가가 안정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 힘이 실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도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국제유가 급등 같은 공급 충격이 크게 확대되지만 않는다면 물가상승률이 수개월 동안 목표 수준(2%) 안팎으로 소폭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물가 안정의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성환 한은 금융통화위원도 지난달 25일 간담회에서 "물가와 내수 관계만 보면 지금 기준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안정 측면의 위험 신호를 간과하기 어렵다는 것이 한은의 일관된 입장이다.
지난달 각종 대출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섣부르게 금리를 인하했다가 다시 집값이 뛰고 대출이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p) 낮추면 1년 뒤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0.43%p 높아지고, 서울 상승 폭은 0.83%p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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