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당도 지지율 반등해 '지금 총선 하면 제1당'
"하마스에 파괴된 이스라엘 내 주체성·강자의식 복원 때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파상공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반전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현지 매체 채널12가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여당 리쿠드당은 '오늘 선거가 치러질 경우' 전체 120석인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서 25석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정부를 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하마스의 공격 직후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거가 치러질 경우 리쿠드당이 17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네타냐후 정부의 장기적 생존이 위태롭게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호전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네타냐후(38%) 총리가 그의 정적인 베니 간츠(29%) 국가통합당 대표,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27%) 전 총리보다 총리직에 더 적합한 인물로 평가했다.
나프탈리 베네트(38%) 전 총리와 맞붙었을 때는 네타냐후(35%) 총리가 선호도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 간 격차가 11%포인트였다는 점에서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개선될 결과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대응에 대한 지지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을 잘 다루고 있다는 응답자는 43%,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3%였다. 열흘 전 같은 여론조사에서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5%,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0%였다.
미국 CNN 방송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거의 1년 만에 네타냐후 총리가 놀랄만한 반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CNN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한 인정사정없는 공습과 최근 몇주간 중동 전역에서 이뤄진 암살은 1년 전 하마스 공격의 여파 속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입지로 네타냐후 총리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책임론과 가자지구 전쟁에서 강경 일변도 노선 등으로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최근 헤즈볼라를 겨냥한 전방위 공세를 펴며 그 수뇌부를 제거할 목적으로 참수작전에 들어가 급기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까지 제거했다. 10월 1일에는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의 여론조사자이자 분석가인 달리아 샤인들린은 CNN에 "지역적 대치는 네타냐후에게는 좋은 일"이라면서 "그것이 네타냐후의 회복에 기여하는 요인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적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공격적인 군사 작전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파괴된 주체성과 힘의 감각 복원을 도왔다고 덧붙였다.
CNN은 "네타냐후 총리는 수혜자"라면서 그러나 "나스랄라 암살에 따른 희열의 물결에도 깊은 우울함이 이스라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샤인들린은 "지금 이스라엘에 진짜 기쁨은 없다"면서 "당장의 만족감이나 순간적인 희열조차도 지금은 매우 암울한 시기라는 현실을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인질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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