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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이태원 참사

'158명 사망' 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구청장은 무죄, 용산서장 금고 3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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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관할 구청장과 경찰서장의 형사책임을 묻는 재판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무죄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금고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유족들과 시민단체는 강력 반발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경찰 및 구청 책임자들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박 구청장과 유승재 전 부구청장, 최원준 전 안전재난과장, 문인환 전 안전건설교통국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들에게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박 구청장 등은 참사 당일 대규모 인파로 사상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고 상시 재난안전상황실을 적정히 운영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지난해 1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 당시 법령에 '다중 운집에 의한 압사'가 재난유형으로 분류되지 않았고,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해 별도의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무규정 역시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피고인들에게 형사책임을 물어야 할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는 이 전 용산경찰서장에게는 금고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용산서 송병주 전 112상황실장은 금고 2년, 박모 전 112 상황팀장은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응이 업무상 과실로 인정된 첫 사례다.

재판부는 "무려 158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이는 2014년 세월호 이후 우리나라 발생 최대의 참사이자 삼풍백화점 이후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최대 인명사고"라며 "이태원 참사가 자연재해가 아니라 각자 자리에서 주의 의무를 다하면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2022년 핼러윈 데이를 맞은 이태원의 경사진 골목에 수많은 군중이 밀집돼 보행자가 서로 밀치고 압박해 (이들의) 생명·신체에 심각한 위험성이 있다고 예견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이에) 소홀히 대처했다"고 피고인들의 과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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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관련 1심 선고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태운 차량이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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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유가족 "받아들일 수 없다"…격렬 항의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등 유가족들은 재판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유가족은 무죄판결을 받고 법정을 떠나는 박 구청장의 차량 앞에 누웠다가 경찰에 의해 제지되기도 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와 공동으로 낸 이날 재판 결과 관련 성명에서 "용산구청장 등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전원 무죄로 선고한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며 "피고인들이 모두 용산구 주민이거나 용산구에서만 장기간 근무했던 공무원이면서 재난관리 책무를 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핼러윈 데이 인파 운집을 예견하기 어려웠다고 인정한 것은 대단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대법원은 성수대교 붕괴 사고에서 교량 건설회사의 트러스 제작 책임자, 현장감독, 발주 관청인 서울시의 현장감독공무원에 대해 각 주체별로 독립적인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안전한 건축에 관한 공동의 목표와 의사연락을 이유로 공동정범에 해당함을 인정한 바 있고, 삼풍백화점 붕괴에 관해서도 건축계획의 수립 및 설계, 공사 공정, 완공 후 유지관리 등에 있어서의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원인이라고 보고 단계별 관련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죄 공동정범으로 보고 삼풍그룹 회장 이준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하는 등 이번 판결이 앞선 판례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법원 판단은 형식적 법논리에만 매몰되어 피고인들의 무능을 무죄의 근거로 삼은 부당성이 있다"며 "오늘 법원은 안전사회를 위해 정의를 바로 세우는 역할을 저버렸다. 정의의 최후의 보루인 법원이 파렴치하고 무도한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고 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이들은 "부당한 판결에 대한 검찰의 즉각적인 항소를 촉구한다"며 "항소심에서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고 피고인들의 죄책이 인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 전 용산서장 등에 대한 금고 판결에 대해서는 "이태원 참사 발생과 관련해 경찰의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면서도 "보다 엄정한 판결을 바랬던 유가족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아쉬움이 남는 이번 판결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앞서 이날 오전 11시 서울광장 분향소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의 달'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이곳에서 서부지법까지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행진을 열었다.

프레시안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관련 1심 선고 재판이 열린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이 재판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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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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