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는 지난 23일 SBS '굿 파트너' 종영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라원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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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막 내린 SBS ‘굿 파트너’는 수도권 15.7%, 전국 15.2%, 순간 최고 21.0%(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시청률이 치솟으며 근래 드라마로서 보기 드문 흥행 수치를 기록했다.
‘굿 파트너’의 일등공신은 바로 장나라다. 장나라는 냉철하지만 따뜻한 베테랑 변호사부터 남편의 불륜 속 딸을 키우는 엄마까지 감정의 극단을 오가며 차은경 캐릭터를 노련하게 완성했다. 냉정한 성격의 스타 변호사로 카리스마를 내뿜으면서도 남편의 불륜에는 실컷 분노하고 슬퍼했다. 차은경을 필두로 한 이혼 변호사들의 활약은 매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며 호평을 이끌었다.
장나라의 차은경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굿 파트너’는 없었을 터. 그럼에도 장나라는 겸손하고 자신의 연기가 늘 아쉽다. 23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장나라는 “어디가 모자란 느낌은 어쩔 수 없이 드는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로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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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는 “사실 저의 부족한 점에 대해 몇 년 간 조금 더 생각이 많을 때”라며 “모자란 점에 집중하게 되는 시기가 한 4년 됐던 것 같다. 그래서 하면서도 조금 지치더라”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쪽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까 발전이 너무 없는 것 같고 더딘 것 같았다. 잘하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도 모르겠던 때에 ‘굿 파트너’를 시작했고 남지현 씨를 만났다. 그런데 남지현 씨가 너무 멋있는 사람이었다”고 함께 호흡을 맞춘 남지현을 언급했다.
그는 남지현을 두고 “너무 건강하고 믿음직스러웠다. 그런 사람이 또 건강하고 믿음직스러운 한유리를 연기하고 있더라”라며 “그래서 복잡하게 저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안 풀릴 것 같아서 그냥 남지현 씨가 맡은 한유리라는 역할을 가운데 세워놓고 그 캐릭터에 맞춰서 모든 것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남지현이 만든 한유리가 있었기에 장나라의 차은경이 탄생했다는 것.
장나라는 “남지현 씨가 저보다 더 후배라고 하기 어렵다. 어릴 때부터 하셔서 사실 비슷한 연차”라고 웃으며 “‘굿 파트너’는 저에게 그녀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편하게 무언가를 만들 수 있었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너무 중요했던 드라마다. 저희 현장이 되게 자랑할 만한 현장이었어서 제가 선배로서 해야 될 거는 없었다”고 돌아봤다.
아울러 “선배로서라기보다는 제가 감사하게 주연 배우를 여러 번 하면서 느낀 건 ‘현장이 잘 돌아가게끔 최선을 다해야겠구나’다. 연기도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현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촬영이 무리없이 진행되도록 하는 데도 신경을 많이 써야 된다는 걸 배우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흥행과 연기력을 모두 잡은 탓에 올해 SBS 연기대상 유력 후보로 꼽힌다. 욕심은 없느냐고 묻자 장나라는 “욕심은 저 멀리 이렇게 보내놨다”고 답했다. 그는 “상 욕심을 보내놓은지는 오래됐다. 제 개인적으로 다른 욕심은 있다. 항상 작품할 때마다 하는 욕심인데 이 작품이 잘 되거나 연기가 호평을 받아서 다음에 제가 다른 걸 시도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들어오면 좋겠다. 그게 가장 큰 목표이자 욕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상 주시면 좋다. 제일 좋은 상 갖고 싶은 게 사람 욕심이기는 한데 그걸 제가 구체적으로 맨날 생각하면서 지내면 집착할 것 같다.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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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불륜남 김지상(지승현)의 악행에 비해 차은경의 ‘이혼쇼’가 다소 싱겁다는 평도 있었다. 차은경이 딸의 상처라는 현실 앞에서 이혼 조정으로 결국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장나라는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는 갑자기 마지막에 고구마처럼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제가 생각할 때 차은경이 그 안에 처한 상황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처가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만약에 자녀가 없었다면 소위 말하는 사이다 같은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딸 재희(유나)라는 소중한 존재가 있기 때문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볼 때 작가님이 말씀하시고 싶었던 이야기는 싸움으로 끝이 나는 것보다 깨달음으로 (이야기가) 끝이 나기를 바라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지상의 불륜 행위 중 어떤 장면이 가장 몰입되고 화가 났냐는 물음에 “정확하게 있다”고 즉각 답했다. 장나라는 “초반에 소장을 보내고 통화하는데 김지상이 ‘이거 뭐야, 내 사무실에 cctv 달아놨니’ 하지 않나. 그 무미건조한 대사를 들었는데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비참하더라. 나를 의심해서 화나는 게 아니라 잘못은 자기가 해놓고 어떻게 하면 저렇게 생각할까 싶더라”라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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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했던 작품에서 겪었던 불륜 중 김지상이 최고였다고. 장나라는 “김지성이 중에 최고였다. 상상하지 못했던 캐릭터”라며 “'VIP'란 드라마를 했을 때는 박성준(이상윤)을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 끝난다. 그런데 얼마 전에 ‘VIP’ 이정림 감독님과 연락할 때 제가 ‘성준이는 용서하고 같이 살아도 괜찮았을 것 같아’라고 했다. 그때 당시에는 죽어도 용서 못한다고 그랬었다. 김지상을 겪여보니까 박성준은 괜찮더라”고 해 웃음을 불렀다.
그만큼 본체 지승현의 연기가 완벽했다. 장나라는 “지승현 씨가 너무 혼신의 힘을 다하셨다. 감사하지만 저희끼리는 걱정 많이 했다. 연초에 양규 장군으로 사랑을 많이 받으셨는데 저희끼리 ‘어떡하지’ 조마조마 했다. 그런데 본인이 굉장히 여유롭게 모든 걸 다 내려놓으시더라”라고 칭찬했다.
화제를 모았던 지승현의 대국민 사과 영상을 두고는 “마음이 죄송스럽더라”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다 (몸을) 다 던져주신 덕분에 드라마는 정말 잘 살았다. 감사하고 죄송했다”면서도 “요즘에 다들 댓글을 되게 잘 쓰시더라. 단순히 평가만 하시는 게 아니라 문장력이 좋고 비유법도 좋아서 깜짝 놀랐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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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카리스마 있고 냉정한 차은경의 모습과 장나라는 180도 달랐다. 차은경과 닮은점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저한테 차은경은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요즘에 쇼츠 콘텐츠가 많더라. 밸런스 게임을 하는데 차은경, 정우진이 나오면 저는 무조건 정우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은경처럼 사실을 얘기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정우진처럼 부드럽게 말하는 사람이 좋다”며 “(차은경과) 공통점은 딱히 없는 것 같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도 차은경이랑 저랑 너무 다르다. 저는 ‘완벽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상을 가진 사람이고 차은경은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 어떤 능력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부럽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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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파트너’를 비롯해 흥행 보증 수표라고 할 만하지만 장나라는 손사래를 친다. 그는 “제가 타율이 마냥 좋지는 않다. 말아먹었다고 할 정도로 안 좋은 작품들도 굉장히 여러 개”라며 “제가 혼자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제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작품들이 때로는 있기도 하지만 절대로 제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저로 인해서 어찌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더불어 “(작품이 잘 안되면) 너무 죄송하다. 부담 정도가 아니라 같이 노력해 주신 분들한테도 ‘내가 더 모자람이 많아서 이렇게 된 건가’ 죄책감도 많이 들고 (작품을 위해) 돈을 쓰신 분들도 큰 돈을 쓰신 것이지 않나. 그러니까 죄송한 부분이 많고 믿고 봐주신 분들한테도 죄송하고 모든 게 다 죄송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죄책감이 들어도 언제나 똑같이 새로운 일을 만났을 때 그냥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진짜 열심히는 한다”고 자신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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