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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술은 새 부대에”…스리랑카 대통령 취임 하루 만에 의회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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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실에서 취임선서 뒤 연설을 하고 있다. 스리랑카 대통령실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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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의 신임 좌파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취임 하루 만에 의회를 해산했다. 의회 해산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그의 대선 공약이었다.



전날 취임한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이날 정부 관보를 통해 예고한 대로 의회를 해산하고 11월 14일 총선을 치러 새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스리랑카 의회는 정원이 모두 225석으로,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속한 정당인 인민해방전선(JVP)은 불과 3석만 보유하고 있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대선 기간 “당선되면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 구성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24일 취임 뒤 ‘의회를 해산한다는 공약을 지킬 것이냐’ 취재진의 질문에도 “이틀 기다리겠다”고 의회 해산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가 내년 8월까지 임기가 이어지는 의회를 서둘러 해산하고 나선 건 취임 초 국민의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의회 내에 안정적 의석을 얻어 향후 국정과제를 원활히 추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의회 해산에 앞서 동료 의원인 하리니 아마라수리야(54)를 총리에 임명했다. 아마라수리야 총리는 4년 전 처음 의회에 진출한 여성 사회학자 출신으로, 성평등과 소수자 인권을 위한 활동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법무, 교육, 보건 노동, 여성부 장관을 겸직한다.



또 다른 동료 의원인 비지타 헤라스는 외교장관과 공공안전 장관에 임명됐다. 디사나예케 대통령은 국방, 에너지, 농업 장관을 겸직한다. 이런 내각 구성은 11월 총선까지 임시로 운영되는 관리 내각이라는 특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인민해방전선 관계자는 “우리는 스리랑카 역사상 가장 작은 내각을 꾸렸다”고 말했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새 정부가 틀을 갖추는 대로 우선 공약인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제통화기금과의 재협상을 통해 전임 위크레마싱헤 대통령 시절 두 배로 뛴 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인하할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스리랑카는 전임 위크레마싱헤 대통령 시절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29억달러(3조9천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의 측근은 “우리의 목표는 국제통화기금의 프로그램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일부 수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 대변인은 “스리랑카를 경제 회복의 길로 올려놓은 어럽게 얻은 전진을 지속하기 위해 디사나야케 대통령과 함께하길 바란다”며 “새 정부와 가능한 빨리 국제통화기금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세번째 검토의 시기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스리랑카를 놓고 전략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와 중국을 상대로 어떤 관계를 맺을지도 관심사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의 인민해방전선은 그동안 반 서방, 반 인도 노선을 보여왔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전날 취임식에서 이와 관련해 “강대국간 분열과 무관하게 우리나라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와 협력하겠다”며 이념외교가 아닌 실용외교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두 나라의 이익과 지역의 이익을 위해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손을 내밀었고, 시진핑 중국 주석도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이어가고 상호 정치적 신뢰를 높여가자”고 손짓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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