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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와 투표

'3차례 무소속 당선'…영광군수 선거 '전국 핫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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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텃밭'이지만 "정당보단 인물 따르는 성향 강해"

틈새 파고든 혁신당, 민주당 탈당 후보 영입해 돌풍

연합뉴스

영광군수 재선거 후보 공천한 민주당(왼쪽)·혁신당
[연합뉴스 자료]


(영광=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인구 5만여명의 전남 영광군이 연일 뉴스의 초점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전임 군수들의 낙마로 10월16일 치르는 재선거에서 전남은 영광과 곡성 등 2곳에서 새 군수를 뽑는데 유독 영광만 전국적 주목을 받는 선거 열풍에 휩싸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역대 지방선거에서 영광 유권자들은 군수 재선거를 치르는 곡성이나 전남의 여느 지역과 확연하게 다른 투표 성향을 보여줬다.

군수를 선출하는 지난 8차례 지방선거에서 영광은 민주당 등 '텃밭 소속' 후보를 외면하고 무소속 후보를 3차례나 선택했다.

2006년 치러진 4회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 강종만 후보가, 2014년 치러진 6회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 김준성 후보가 승리했다.

2022년 치러진 8회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 강종만 후보가 다시 당선되는 등 정당보다는 사람을 보고 투표하는 성향이 매우 강했다.

도의원을 뽑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진보당 오미화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누르기도 하는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 소속'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역이다.

더욱이 이번 재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과 부작용은 '반민주 감정'을 키웠다는 시각도 있다.

유력 후보로 분류됐던 장현 예비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해 조국혁신당에 입당하고, 민주당 경선에서 컷오프됐던 양재휘 후보도 혁신당에 입당하는 등 입지자들의 공천 반발이 심각했다.

연합뉴스

영광군수 재선거 출마하는 후보자들
(영광=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13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읍에서 10·16 영광군수 재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후보(왼쪽)와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오른쪽)가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4.9.13 in@yna.co.kr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영광에서 무소속 후보가 선전하는 것은 민주당의 과오가 크다"며 "경선이 곧 본선과 마찬가지인 공천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인물을 뽑지 않아 군민들이 무소속 후보를 뽑아 심판했었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민주당에 비해 조직력이나 지역 기반이 약했지만,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 비례대표 득표율 1위를 차지했고, 영광에서도 1%포인트 차이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민주연합을 바짝 뒤쫓았던 만큼 그 여세를 몰아 지역 내 인지도가 높은 장현 예비후보를 영입해 내세웠다.

조국 대표도 추석 연휴 전부터 영광에서 '월세살이'를 시작하며 유권자들과 접촉면을 크게 넓혔다.

지역 유권자 특색에 더해진 혁신당 바람 탓인지 여론조사도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추석 연휴 전인 이달 10∼11일 남도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벌인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장세일 후보 29.8%, 혁신당 장현 후보 30.3%로 두 후보 격차는 0.5% 포인트에 불과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혁신당 돌풍에 비상이 걸린 민주당도 5선의 박지원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고 급기야 이재명 대표까지 영광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군수를 뽑는 작은 선거에 야당 대표들이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영광군수 재선거는 곡성 군수 재선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판이 커졌다.

한 영광 군민은 "지역이 좁다 보니 다들 형님 동생 하는 사이라서 정당보다는 사람을 보고 투표하는 것 같다"며 "1년 8개월짜리 군수를 뽑는 작은 선거에 당 대표들이 뛰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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