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연계 항공기 압류사건 빌미…'부정대선 논란' 정치적 갈등 연관
밀레이, 뉴욕증권거래소 개장 퍼포먼스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베네수엘라 사법당국이 7·28 대선 부정개표 논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대해 과거 항공기 압류 사건을 빌미로 체포를 명령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절도와 자금세탁 등 6가지 혐의로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검찰의 체포 영장을 카라카스 소재 1심 법원에서 발부했다고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대법원은 파트리시아 불리치 치안장관과 아르헨티나 대통령 여동생인 카리나 밀레이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 사법 절차는 미국의 제재 위반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플로리다로 7개월 전 압류된 베네수엘라 기업 '엠트라수르' 화물기 사건과 관련돼 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2월 보도자료에서 "수출통제법을 위반한 채 이란 항공사로부터 베네수엘라 기업에 판매된 보잉 747 화물기가 플로리다에 도착했다"며 해당 항공기를 폐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제처분 대상은 베네수엘라 국영 화물기업 '엠트라수르' 소유 보잉 747-300M 화물기였다.
이 항공기는 이란 마한항공 소유였는데, 2021년에 베네수엘라 국영 항공사 '콘비아사' 자회사인 엠트라수르로 넘어갔다.
이란 마한항공과 베네수엘라 콘비아사는 모두 미국 정부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베네수엘라 엠트라수르 항공기 |
항공기는 2022년 6월 당시 베네수엘라인 14명과 이란인 5명을 태운 채 화물을 싣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에세이사 국제공항에 착륙했다가 아르헨티나 당국에 의해 발이 묶인 바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발부된 영장이 실제 집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재 상황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입국할 일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영장 청구 및 발부는 두 정상 간 정치적 갈등과 연관돼 있는 상황으로 읽힌다. 베네수엘라 야권에서는 베네수엘라 사법부 주요 인사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으로 채워져 있다고 보고 있다.
좌파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우파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중남미 내에서 그간 입에 담기 어려운 험담을 주고받으며 대립해 왔다.
특히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대선 개표 부정 논란이 일자, 밀레이 대통령은 중남미를 넘어 국제사회에서도 가장 먼저 마두로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에 반발해 아르헨티나 외교관을 추방하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던 자국 대사관 직원을 귀국하도록 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 정치인들이 은신해 있는 카라카스 소재 아르헨티나 대사관 관리는 현재 임시로 브라질에서 대신 맡고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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