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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 맞았던 스리랑카, 새 대통령에 좌파 야당 대표 디사나야케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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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 출처 디사나야케 대통령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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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국가부채 재협상을 실시하겠다.”

2년 전 국가 부도를 맞았던 스리랑카의 새 대통령으로 좌파 정치인 아누라 디사나야케(56)가 선출됐다. 23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한 그는 “IMF의 긴축 정책으로 생활고에 처한 빈민과 농민층을 살리겠다”며 현금 직접 지원 정책 등을 실시할 뜻을 밝혔다. 다만 이런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이 고질적인 경제난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BBC 등은 1948년 스리랑카가 영국에서 독립한 후 최초로 강력한 좌파 이데올로기를 가진 지도자가 권좌에 올랐다고 평했다.

좌파 정당 인민해방전선(JVP) 소속으로 출마한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22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42%를 얻었다. 무소속으로 나선 라닐 위크레메싱게 전 대통령, 사지트 프레마다사 제1야당 국민의힘연합(SJB) 총재를 제치고 대선 ‘재수’에 성공했다.

그는 당초 대선 1차 투표에서도 39.5%를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를 못해 결선 투표를 치렀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선관위에서 상위 1·2위 후보만 남겨 다시 개표를 진행한다. 직전 2019년 대선에서 3% 남짓을 득표해 3위에 그쳤던 디사나야케 후보는 라닐 위크레메싱게 현 대통령과 사지트 프레마다사 제1야당 국민의힘연합(SJB) 총재를 제치고 대선 ‘재수’에 성공했다.

2019년 11월 직전 대선에서 당선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경제난 등으로 2022년 5월 국가부도를 선언했다. 직후 시위대에 쫓겨 외국으로 피신했다. 당시 총리였던 위크레메싱게 전 대통령이 같은 해 7월 헌법에 따라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돼 전임자의 잔여임기 2년을 채웠다.

위크레메싱게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IMF로부터 구조조정 등에 나서는 대신 29억 달러(약 4조 원)의 지원을 얻어냈다. 증세, 에너지 보조금 폐지 등 강력한 긴축 정책을 펼쳤다. 이에 따른 서민 불만이 커지자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증세 및 에너지 보조금 폐지 철회” 등을 거론하며 빈민층의 지지를 얻었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1987년 학생시절 JVP에 입당, 2000년 국회에 입성했다. 1965년 마르크스-레닌주의 정당으로 출범한 JVP는 1971년과 1987년 반(反)정부 무장봉기를 일으켰으나 실패하면서 총 8만여 명이 희생됐다. 디사나야케 후보는 2014년 BBC 인터뷰를 통해 “무력 충돌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많은 일이 일어났다”며 당의 과거 행적을 공개 사과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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