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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10월 독감·코로나 동시 예방접종 하세요…백신 우산 펼치면 가족도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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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병욱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중앙일보

유병욱 교수는 ″집에 백신 우산을 펼쳐둬야 가족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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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병) 이후 호흡기 감염병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1년 내내 독감(인플루엔자)이 유행하고, 코로나19는 계절성 감염병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두 질병의 동시 유행이 예측되면서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동시 접종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밀접하게 접촉하는 가족 구성원도 예방 접종에 관심이 필요하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를 만나 2024~2025절기 예방접종 전략과 주요 백신 정보를 들었다.

Q : 독감 유행, 어떻게 달라졌나.

A : “독감은 12월 말~4월 초에 유행했지만 이제는 여름에도 독감이 유행한다. 팬데믹 기간 동안 세계적으로 독감 접종률이 떨어졌을 가능성과 함께 방역 조치로 독감 감염이 줄어 면역력이 낮아진 상태에서 사회적 활동이 다시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다중 이용시설에서 에어컨 사용이 증가하고 실내 밀접 접촉이 많아진 환경이 독감 유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Q : 코로나19 재유행은 왜 반복되나.

A : “팬데믹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는 끝난 것이 아니라 감기를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로서 자기 자리를 찾고 있다. 젊은 층에서는 가볍게 지나갈 수 있지만 고령층과 기저 질환자에게는 여전히 치명적이다. 인플루엔자에 버금가는 병원 입원율과 치명률을 보인다. 백신 접종이 중요한 방어 수단이다. 현재 진행 상황을 보면 오미크론 자손 격인 하위 변위로 진행되는데, 12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다시 위험할 것 같다. 독감과 동시 유행이 예측되므로 코로나19도 독감과 같은 수준으로 함께 예방돼야 한다.”

Q : 독감 백신중 세포배양 방식은 뭔가. 생소하다.

A : “세포 배양 백신은 기존 계란 배양 방식과 달리 생산 과정에서 계란을 사용하지 않는다.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또 생산 속도가 빨라 유행하는 바이러스 균주에 신속히 대응한다.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은 계란 수급 불안정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백신 공급의 안정성을 높인다.”

Q : 누구에게 권장되나.

A : “모든 연령대가 접종 가능하나 특히 처음 예방접종 받는 아이와 복용 약이 많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권한다. 예방 접종 후 약물 간 상호작용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 걱정을 덜어준다. 세포 배양 백신에 관한 정보는 아직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의료진이 신경 써서 환자를 선별하고 적정한 종류의 백신을 권고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Q : 코로나19 재유행이 저평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 “첫째로 젊은 층에서는 감염되는 것이 면역을 얻는 방법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감염으로 인해 면역 물질이 소모되면서 전반적인 면역력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감염 이후 대상포진, 질염, 구내염, 폐렴, 축농증 같은 다른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로 실제보다 통계가 적게 잡히는 '보이지 않는 감염'이 많았을 거라 추측한다. 현재는 표준 감시 체계에 따라 50여 개 병원의 입원 환자만을 대상으로 통계가 작성된다. 코로나19는 고위험군과 고연령층에서 폐렴 합병증으로 진행한다. 고령층에서는 고열과 탈수만으로도 혈전이 증가해 사망률이 높아진다. 예방접종으로 발병을 막고, 감염돼도 증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Q : 코로나19 백신에 최근 어떤 변화가 있나.

A : “예년과 달리 이번 절기에는 심근염 부작용이 거의 없는 단백질 재조합 백신도 같은 시기에 도입될 예정으로 환자의 선택권이 확대된다. 세포배양 백신과 마찬가지로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고령자와 처음 접종하는 어린이에게 적합하다. 가족 중 암 환자, 면역질환자가 있으면 밀접 접촉하는 가족 모두가 예방접종 대상이다. 해외로 나가는 유학생, 해외 지사 근무자와 장기 출장자에게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한다. 의료비가 비싸고 적극적인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사용 중인 백신은 ‘엄마 균주’로 불리는 모(母)균주(JN.1)에 대응해 개발됐다. 모균주는 현재 유행하는 하위 변이들(KP.2, KP.3)과 유전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기존 백신이 변이에 맞서 항체를 생성하는 것은 입증됐다.”

Q : 왜 동시 접종을 권하나.

A : “코로나19와 독감 백신을 합쳐 한번에 접종할 수 있도록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동시 접종 시 부작용이 증가하거나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없다. 10월 초 독감 예방접종 시 코로나19도 같이 받길 당부드린다. 집에 '백신 우산'을 펼치는 건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많이 하는 부모가 큰 우산을 펼쳐야 가족이 더 안전해진다. 조부모도 작은 우산을 함께 펼치면 다른 가족 구성원은 접종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보호받는다. 모든 의료진 역시 환자분들을 뵙기 위해 솔선수범해 예방접종을 하는 만큼 과거 백신에 관한 불신감을 떨치고 가족 건강을 지킬 필요가 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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