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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남성도 통제…“수염 길러라” “아내, 친척 아닌 여성 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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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무슬림 모방 금지는 청바지, 서양식 커트 머리 금지로 해석

수염 짧은 공무원, 급여 중단이나 특정 부서 금지 등 제한

뉴시스

[카불=AP/뉴시스] 탈레반 전사들이 지난달 14일 미군 철수 3주년을 축하하며 경찰차를 타고 시내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2024.09.23.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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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여성 인권 탄압으로 악명높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남성에게도 주먹 길이의 수염을 기르게 하는 등 통제에 나섰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2일 보도했다.

탈레반은 남성들이 무슬림 아닌 사람의 외모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일부에서는 여성들의 인권 탄압에 대해 좀 더 일찍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탈레반이 8월 말 공포한 새로운 법률에 따르면 남성은 주먹 길이의 수염을 기르도록 했다.

비무슬림 외모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는 청바지를 입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슬람법에 어긋나는 짧거나 서양 스타일의 헤어컷도 금지했다.

특히 남성도 아내나 친척이 아닌 다른 여성을 보는 것도 금지됐다.

그 결과 수염을 기르고 기도용 양탄자를 가지고 다니며 청바지를 집에 두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WP는 전했다.

이같은 남성들에 대한 첫 번째의 심각한 제한과 통제는 많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그 중에는 탈레반 반대자나 탈레반 지지가 흔들리는 사람은 물론 탈레반 정권에 참가한 사람들도 포함된다.

WP는 지난 2주 동안의 전화 인터뷰 결과 일부 남성들은 이제 아내와 딸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더 일찍 목소리를 내야 했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 카불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남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면 다른 상황이 되었을지 모른다”며 “지금은 모두가 수염을 기르고 있다. 의심받고 굴욕을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하얀 가운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종교적 도덕 관리관들이 지난 4주 동안 카불 일부 지역에서 최근에 모스크에 가지 않은 남성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전한다.

정부 직원들은 수염을 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될까 봐 두려워하며 일부 이발사는 수염을 다듬는 것도 거부한다.

점점 더 많은 남성 택시 운전사들이 성별 분리 규칙을 위반하거나, 차에 여성 승객을 태우거나, 음악을 틀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새로운 법률은 도덕 경찰에 최대 3일간 용의자를 구금할 권한을 부여한다.

모스크에서 기도하지 않는 등 심각한 경우 용의자는 재판을 위해 법원에 넘겨지고 이슬람 샤리아법에 대한 해석에 따라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새로운 규칙을 위반하면 벌금이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간통 등 일부 위법 행위는 채찍질이나 돌로 쳐서 죽이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 동부에 사는 주민 아미르는 “우리 모두는 무슬림을 실천하고 무엇이 의무적인지 아닌지 알고 있지만 우리에게 강제력을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을 지지했던 사람들조차도 나라를 떠나려고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방 관리들과 탈레반을 비판하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에 따르면 새로운 제한 조치는 탈레반 내부의 힘의 균형이 더 광범위하게 변화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가장 보수적인 세력이 영향력을 얻거나 도시 지역에서 더 공격적으로 자기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통제 강화로 카불의 36세 남성 운전자는 8월 말 이후로 수입이 70% 감소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여성이 택시를 혼자 타는 것을 금지하는 규칙을 시행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정부 관리는 공무원의 수염이 충분히 길지 않아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특정 부서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남성 통제 규칙은 여성에 비하면 아직 훨씬 미약하다.

여성은 초등학교 6학년 이상 학교에 다니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최근에는 대중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금지했다.

여성에 대한 새로운 제한에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 공개적으로 꾸란을 낭송하는 것, 남편이나 친척이 아닌 다른 남자를 바라보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여성은 이미 착용해야 했던 머리 가리개 외에도 얼굴 아랫부분도 가려야 한다.

많은 여성들은 남성들이 반 탈레반 시위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카불에 거주하는 24세 여성은 WP 인터뷰에서 “남성들의 침묵은 탈레반이 그런 규칙을 계속 부과할 용기를 주었다”며 “이제 탈레반은 마침내 남성들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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