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 명동 거리에 폐업한 상가에 대출 전단지, 고지서 등이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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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영업자 4명 중 3명꼴로 월소득(종합소득세 신고분)이 100만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0원’을 신고한 자영업자도 95만명에 육박한다.
22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 건수 1146만4368건 가운데 860만9018건(75.1%)이 월소득 100만원(연 1200만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소득이 전혀 없다고 신고한 건수도 94만4250건(8.2%)에 이르렀다. 자영업자 가운데 상당수가 빈곤층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종합소득세는 근로, 이자, 배당, 사업(부동산임대), 연금, 기타소득 등 여섯 가지 소득을 합산한 금액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주로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등 개인사업자에게 많이 부과된다.
개인사업자 가운데 월소득 100만원 미만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연간 소득 1200만원 미만 신고 건수는 2019년 610만8751건에서 2020년 661만2915건, 2021년 794만7028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코로나19 당시 방역조처로 자영업이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득이 전혀 없다고 신고한 건수 역시 2019년 64만9016건에서 2020년 78만363건, 2021년 83만1301건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임금근로자에서 밀려나 생계를 위해 창업을 택하는 자영업자가 많고, 배달 등 대형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배달료 부과를 비롯한 구조적 어려움이 존재하는 탓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지나간 뒤에도 고물가·고금리 등 요인으로 내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영업자 비중은 2022년 기준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가운데 7위다. 미국(6.6%), 캐나다(7.2%), 독일(8.7%), 일본(9.6%)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박성훈 의원은 “자영업자의 75% 정도가 한 달에 100만원도 벌지 못한다는 현실은 실물 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며 “충분한 준비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폐업으로 이어지는 낮은 진입장벽에 대한 체질 개선을 비롯해 전반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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