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한 번, 애교 있는 몸짓 한 번에 몇만 원씩 후원금이 쏟아지고 때로는 울거나 욕만 해도 호응을 받는 직업, 바로 인터넷 방송 스트리머다.
'수희0(tngmlek0)'은 BJ, 유튜버,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인터넷 방송 스트리머의 삶을 그린 웹툰이다.
웹툰 '수희0(tngmlek0)' |
25살 조수희는 자그마한 회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고졸 사원이다.
폭언을 일삼는 팀장, 쥐꼬리만 한 월급, 가출한 엄마 대신 두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지쳐가던 수희는 우연한 계기로 스트리머가 된다.
처음에는 카메라와 채팅창이 어색했지만, 소소하게 소통만 해도 돈이 들어오는 삶에 수희는 점점 젖어 든다.
얻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희의 방송이 인기를 끌수록 기존의 직장은 물론 주변 인간관계까지도 점점 망가진다.
그렇다고 인터넷 방송을 포기할 수 없다.
수희는 점점 조회수와 방송 수익에 목을 매게 되고, 조금 더 주목받기 위해 인기 스트리머와 '합방'(합동 방송)하거나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으며 프로 인터넷 방송인으로 거듭난다.
이처럼 평범한 20대 여성이 서서히 인터넷 방송에 익숙해지고, 돈을 벌기 위해 자기 자신과 가족을 조금씩 팔아치우는 과정이 긴 호흡으로 묘사됐다.
웹툰 '수희0(tngmlek0)' |
이 웹툰은 우리가 속속들이 알지 못했던 인터넷 방송의 여러 면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제목부터 스트리머가 방송할 때 이름과 영문 아이디가 표시되는 방식을 그대로 따왔다. 생방송 표시가 붙은 웹툰 표지는 인터넷 방송 섬네일을 연상케 한다.
인터넷 방송계에서는 수시로 논란과 여론몰이, 인민재판이 벌어지고 스트리머들은 사과문 게재와 자숙, 복귀를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우울증을 앓다가 세상을 등지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합리화를 거듭하다 초심을 잃는다.
방송인들을 관리하는 MCN 회사와의 계약, 다른 스트리머와의 합방, 거금을 후원하다가 환불을 요구하는 악성 팬, 이른바 '사이버 렉카'의 만행 등도 세세하게 다뤘다.
이 웹툰에 완벽한 인물은 나오지 않는다.
수희의 아버지는 가정 폭력을 저질렀고, 남자친구는 열등감에 휩싸여 수희를 괴롭힌다. 인기 스트리머 민아는 우울증과 알코올의존증 환자며, 또 다른 스트리머 채훈은 방송에 대한 집착 때문에 거짓말을 두르고 산다.
그런데도 수희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고,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산다.
인터넷 방송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끌어다 썼지만, 이 세계를 마냥 비판하기보다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고민하는 이야기로도 읽힌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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