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우라늄농축시설 공개는 핵역량 강화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
김정은, 핵무기연구소·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 현지 지도 |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북한이 최근 우라늄 농축시설 사진을 공개한 이유는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 전후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평가했다.
시드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은 19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온라인 대담에서 과거 미국 대선 사례를 보면 북한이 "이임하는 행정부를 처벌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4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도발을 감행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면 "자기들이 상대해야 할 행정부가 실제 자리 잡기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7차 핵실험 같은 대규모 도발은 대선이 끝나고 새 대통령 취임 이후에 이뤄질 것이고,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그런 도발 가능성을 교묘하게 암시하는 수단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2019년 미국과 협상 결렬 이후 대화를 거부하고 핵 역량의 질적, 양적 확대에 집중해왔으며 앞으로도 북한의 핵 역량을 제한하려고 하는 협상에 응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로 그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불가피하게 적대적"이며 "한국이나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지 않고 사실 북한의 이익에 해롭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관측했다.
이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반기지 않을 수 있다. 트럼프는 반드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할 텐데 그걸 거부하거나 부정적으로 응답하는 게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김정은이 해리스 행정부에 '대화하기 싫다'라고 말하기는 훨씬 쉬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사진 공개에 대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김정은이 생각하는 종착점, 김정은이 억제력에 만족해서 이제 앉아서 쉬면 되겠다고 생각할 종착점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알지 못했던 새로운 시설이 공개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캐트린 캐츠 CSIS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 대선 전 도발하는 '10월의 서프라이즈'가 7차 핵실험일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핵실험은 분명히 중국을 짜증나게 할 것이며 러시아와 관계도 정말 엉망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북한과 중국에서 받은 지원이 끊기는 것인데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중국이 다시 제재 협조로 돌아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중국, 러시아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핵 역량을 과시하는 "절충안"이라고 평가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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