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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정해인·정소민은 죄가 없다..'엄친아', 황당한 클리셰가 불러운 파국 [Oh!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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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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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로코(로맨틱 코미디)에서 클리셰는 빼놓을 수 없다. 누군가는 지겹다고 하겠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잘 끓인 김치찌개의 맛을 다시 한번 맛보기 위해 로코 장르를 찾는다. 현재 방송 중인 tvN '엄마친구아들'은 잘못된 클리셰 활용법으로 밉상 여주, 매력 없는 남주가 될 위기에 처했다.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엄친아)은 2021년 흥행한 '갯마을 차차차'의 유제원 감독, 신하은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배우 정해인과 정소민이 캐스팅돼 기대감을 높였다. '동네소꿉 친구 최승효(정해인 분)와 배석류(정소민 분)가 성인이 되어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펼치는 로맨스'라는 클리셰 가득한 전형적인 로코 드라마다.

시작은 완벽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시청자들의 원성과 불만이 터지고 있다. '전 여친, 전 남친' 소재는 남녀 주인공의 질투심을 유발하는 데 가장 좋은 치트키로 통하지만, 지나친 서사는 오히려 주객이 전도된다. '엄친아'의 상황이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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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는 약혼자 송현준(한준우 분)과 미국에서 결혼을 약속했지만, 위암 2기를 진단 받는다. 위의 70%를 잘라내고 항암 치료를 진행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 시기에 현준은 회사를 휴직하고 석류의 곁을 지키면서 병간호를 했다. 그러나 석류가 암투병 과정에서 우울증을 겪었고, 하필 남친이 딴 여자와 있는 모습을 크게 오해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석류는 병간호에 지친 현준을 이해하지 못했고, 석류 역시 우울증이 계속되면서 결국 파혼을 맞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석류는 위암 투병을 숨기고 소꿉친구 승효와 재회했는데, 뜻밖의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았다. 여기에 전 약혼자 현준이 한국에 와서 약혼반지를 건네며 "우리도 다시 시작하자"고 두 번째 청혼을 했지만, 석류는 거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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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약혼자 현준이 승효와 석류 앞에 처음 등장했을 땐 사랑의 장애물이자 클리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보였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여자친구를 위해 회사를 휴직하고 간병까지 했던 헌신적인 캐릭터였고, 바람을 피운 일도 없었다. 파혼은 모두 석류의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게 밝혀졌다.

'전 애인=반드시 나쁜 놈'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제작진이 애틋한 서사를 부여하면서 여주인공을 둘러싼 멜로 라인이 승효가 아닌 현준으로 주객전도된 꼴이 됐다.

현준은 위암 걸린 약혼자를 헌신적으로 돌봤지만 파혼 당한 남자였고, 정작 남주인공 승효가 내세울 건 '내가 널 더 오래 봐왔고, 더 오래 좋아했다' 뿐이다. 오죽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사연으로 네이트판에 글 올리면 여자는 완전 욕 먹는다"는 댓글이 달리겠나.

상대적으로 서사가 빈약한 승효의 캐릭터에 공감하기 힘들고, 응원하기도 쉽지 않다. 수많은 로코 속 전 남친 클리셰를 깨고 싶었다면, 승효에게 더 강력한 서사와 스토리를 만들어줘야 했다.

총 16부작 중 반환점을 돌고 9부까지 공개된 '엄친아'. 제작진이 꺼낼 후반부 반전의 카드는 있을까?

/ hsjssu@osen.co.kr

[사진] ] '엄친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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