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정부 초대 총리 에두아르 필리프 "몇가닥 다시 자라 기뻐" 받아쳐
에두아르 필리프 전 프랑스 총리. |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의 한 방송 기자가 2027년 대선 도전에 나선 전직 총리에게 그의 탈모증이 정치적 커리어에 미칠 영향을 질문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낸 에두아르 필리프 르아브르 시장(53·중도 정당 오리종 대표)은 11일(현지시간) 저녁 프랑스 뉴스 전문 채널 BFM TV에 초대돼 장시간 생중계 인터뷰를 했다.
이날 인터뷰는 최근 필리프 전 총리가 2027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것을 계기로 그의 정치적 비전 등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약 50분간의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인터뷰 진행을 맡은 방송사의 뱅자맹 뒤아멜 기자는 필리프 전 총리의 외모, 구체적으로 그의 탈모 현상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2017년 5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정부 수반을 맡았던 필리프 전 총리는 당시만 해도 숱이 적긴 했지만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그러나 총리직을 그만둔 이후 탈모가 심해지고 머리와 수염이 하얗게 세는 등 급격한 외모 변화를 겪었다가 최근 다시 검은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했다.
2017년 정부 수반을 맡을 당시의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 |
뒤아멜 기자는 이와 관련해 필리프 전 총리에게 "프랑스인들은 당신의 머리카락이 다시 자란 것을 보고 있다"며 탈모증 등이 그에게 "(정치적) 결점인지, 아니면 프랑스인들이 이 신체적 변화를 받아들였는지"를 물었다.
질문을 받은 필리프 전 총리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당신은 신체적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머리카락 몇 가닥이 다시 자라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이어 "53살에 머리카락이 다시 자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의사들이 가능하다고 해서 정말 기쁘다"며 "어쨌든 큰 문제는 아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뒤아멜 기자는 자신의 질문을 정당화하려는 듯, 정치인의 외모가 프랑스인들의 인식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필리프 전 총리는 "제가 뭐라고 답하길 바라시느냐"고 반문한 뒤 "수염도 빠지고 머리도 빠졌다.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고 있지만, 수염은 상대적으로 계속 빠져있는 상태"라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은 신체적 변화 측면에서 훨씬 더 심각하고 결정적인 변화를 겪는다"며 "이에 대해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말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자"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를 지켜 본 네티즌들은 "그게 질문이냐", "탈모가 무슨 상관이냐", "처음으로 정치인에게 동조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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