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 등 직·간접적 관여…최소 25명 사망
여성 27만명 강제 불임 수술 의혹도 받아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자 페루 야당인 민중권력당 대표 케이코 후지모리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제 아버지가 오랜 암 투병 끝에 소천했다"라며 "아버지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밝혔다.
일본계 이민자 출신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38년 출생했으며, 대학에서 수학과를 전공하고 대학 총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그는 1990년 페루 출신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꺾고 페루 대통령에 당선됐다.
1996년 2월4일 촬영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이미지출처=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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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초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페루의 국영 산업을 민영화해 경제 안정화에 기여했고, 페루 내 게릴라를 축출하기 위해 고강도 치안 정책을 펼쳤다. 이런 정책은 국민들에게도 큰 호평을 받았고, 덕분에 그는 2000년까지 3선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재임 중 페루에서 자행됐던 각종 학살, 납치 등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서 결국 퇴진했다.
2005년에는 재기를 위해 칠레로 재입국했다가 가택 연금됐고, 2007년 페루로 범죄인 인도된 뒤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재판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패배로 끝났다. 당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범죄로 희생된 사망자 수는 최소 25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스페인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27만명의 여성 원주민을 대상으로 '가족계획 프로그램'이라는 이름 아래 강제 불임 수술을 자행했다는 혐의도 있다. 또 집권 기관 의원들에게 뇌물을 주거나, 정적을 불법으로 사찰한 혐의도 받는다.
한편 AP 뉴스는 "케이코 대표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2026년 다시 대통령에 출마할 계획이 있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라며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휠체어를 타고 개인 병원을 떠난 게 마지막 공개 활동"이었다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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