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시간 바닥신호등 효과 논란
"잘 안보여" Vs "학생에게 필요"
도로교통공단 지침 개정 준비 중
공단 "낮에 효과 덜해, 지침 개정"
11일 오전 8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 한 횡단보도에 설치된 바닥신호등. 낮시간대에는 불빛이 환하게 나지 않아 색깔 변화를 빠르게 인식할 수 없다. (사진 = 이종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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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천시,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인천시와 인천지역 군·구는 지난 2021년부터 횡단보도 신호등 주변에 보조장치로 바닥신호등을 설치했다. 인천은 현재까지 892곳에 바닥신호등이 설치됐다. 시가 내는 전기료는 1곳당 월평균 1만7600원이다. 경기도는 시·군의 어린이·노인 보호구역 보행환경 개선사업 비용을 지원하며 바닥신호등 설치에 참여했다. 시흥시는 2021년부터 매년 바닥신호등을 10여개씩 설치해 현재 44개를 운영한다. 전국에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3709곳에 설치됐다.
인천시, 경기도 등은 경찰청이 2019년 제정한 ‘바닥형 보행신호등 보조장치 표준지침’을 근거로 이 사업을 벌였다. 바닥신호등은 야간에 환하게 빛나 보행자가 보행신호를 쉽게 인식하게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은 밤시간대 바닥신호등을 켜는 것에 만족한다. 반면 일부 시민은 바닥신호등이 밤에 너무 밝게 빛나 눈이 부시다는 민원을 제기한다.
낮에는 햇빛이 있어 밤보다 상대적으로 바닥신호등 색깔을 인식하기 어렵다. 바닥신호등 색깔이 주변 보도블록 색깔과 유사한 경우도 있어 색깔 변화를 빠르게 인식할 수 없을 때도 있다. 일부 시민은 낮에 바닥신호등의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낸다. 효과가 없는데 바닥신호등을 켜두면 아까운 전기요금을 내야 해서 예산 낭비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학생 등에게 바닥신호등은 낮에도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 시민도 있다.
바닥신호등의 효과 분석을 했던 한국도로교통공단은 밤시간대 바닥신호등의 효과가 크지만 낮시간대에는 효과가 덜하다고 설명했다. 공단의 2019년 연구에서는 바닥신호등 설치 후 밤시간대 보행자의 차도 대기 비율이 27%에서 13%로 14%포인트 떨어졌다. 인도에서 녹색신호를 기다리는 비율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낮시간대 차도 대기 비율은 21%에서 20%로 1%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낮시간대 바닥신호등의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효과성을 검토한 뒤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지자체는 낮시간대 효과가 크지 않은 점과 전기료 부담 등의 문제를 공단에 제기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바닥신호등을 낮게 꺼두려면 시간제어 장치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데 설치비·관리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공단은 내년부터 바닥신호등 설치 시 시간대별로 소등·밝기 조절을 할 수 있는 제품을 도입할 예정이다. 공단은 “기존 경찰청 지침은 조광(밝기) 제어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규정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제품별로 천차만별”이라며 “현재 소등·밝기 조절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내년 3월께 지침을 개정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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