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차례 아닐 때 '마이크 음소거' 규칙에도 "믿을 수 없어" 난타전
전체 발언 점유율, 트럼프가 해리스보다 5분 많아
첫 TV 토론 하는 트럼프와 해리스 |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10일(현지시간) 생중계된 미 대선 TV 토론에서는 발언 기회가 아닐 때 마이크가 꺼지는 '음소거' 규칙이 적용됐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너나 할것 없이 상대의 발언 도중 끼어들어 꺼져있는 마이크 앞에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AP 통신, 미 CNN 뉴스에 따르면 이번 토론은 정해진 발언 순서에만 마이크가 켜지고 순서가 아닌 때에는 마이크가 꺼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이날 토론에서 자신의 발언 순서가 아닌 때에도 꺼진 마이크 너머로 상대의 발언에 반박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토론 초반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중산층이 아닌 부유층을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며 "트럼프는 여러분을 위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건 그냥 듣기 좋은 말(soundbite)일 뿐이다. 그들이 그녀에게 말하라고 갖다줬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참모진이 써준 말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비난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이 반도체 칩을 거의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시 반박했다.
대선후보 TV 토론 지켜보는 미 시민들 |
두 후보가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 중 하나인 낙태권과 이민 문제를 두고 부딪힐 때에도 이러한 끼어들기는 계속 이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임신 9개월에도 아기를 죽일 수 있게 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하자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신생아를 "출생 후 처형"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하자 진행자인 린지 데이비스 앵커가 나서서 "이 국가의 어떤 주에서도 아기를 죽이는 것이 합법인 곳은 없다"며 사실을 바로잡기도 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은 체외수정(IVF)을 지지한다면서 "나는 IVF의 선도자였다"고 말하자 해리스 부통령은 "당신은 그렇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하이오주에서 난민들이 주민들의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트럼프의 주장에는 "뭐라고?(What?)"라고 되물으며 "그건 믿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거듭된 끼어들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중반 "내가 지금 말하고 있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말을 끊고 반박하려 하자 이같이 반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이 말이 익숙한가요?"라고 비꼬듯 되물으며 과거 2020년 대선 때 부통령 후보였던 해리스가 마이크 펜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토론 때 같은 발언을 했던 사실을 이용해 공격했다.
열띤 공방이 이어지며 이날 토론은 당초 예상됐던 90분을 조금 넘겨 100분 가량 진행됐다.
각 후보의 발언 시간은 정해져 있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시간을 넘겨 발언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토론 전체 발언 시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2분 52초로 해리스 부통령(37분 36초)을 5분 가량 앞섰다고 CNN은 전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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