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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근거 없이 “아이티 이민자, 개·고양이 훔쳐 잡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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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에서 대선후보 텔레비전 토론회를 마친 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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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정·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상원의원이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의 반려동물을 몰래 잡아가 먹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장의 근거를 대지 못해 이민자 혐오를 부추기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에이비시(ABC) 뉴스 주최 카멜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와 벌인 대선 토론회에서 “오하이오 스프링필드에서 그들이(아이티 이민자들) 반려견을 잡아먹는다. 국내에 들어온 사람들이 고양이를 먹는다. 그들이 거기 사는 사람들이 기르는 애완동물을 먹으며,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토론 사회자인 에이비시(ABC) 앵커 데이비드 무이어는 ‘스프링필드 당국자가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람들이 텔레비전에서 그렇게 말하는 걸 봤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의 강아지와 고양이를 훔쳐가 몰래 잡아먹는다는 소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러닝메이트인 밴스 상원의원이 소셜미디어에 퍼뜨리며 주목을 끌었다.



논란이 된 오하이오 출신인 밴스 상원의원은 아이티 이민자들이 “스프링필드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 나라에 있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 이곳 사람들이 키우는 애완동물을 훔쳐가 잡아먹었다는 보도가 있다”고 적었다. 이 뉴스피드는 10일 하루에만 1070만명이 보는 등 몇천만명의 관심을 끌었다.



텍사스 출신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과 소셜미디어 엑스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도 비슷한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등 가세했다. 크루즈 의원은 강아지 두 마리 옆에 “아이티 이민자들이 우리를 잡아먹지 못하도록 트럼프를 찍어주세요”라고 쓴 사진을 올렸다.



그러나 정작 스프링필드시 대변인은 현지에 이민자들이 애완동물에 해를 끼쳤다는 “신뢰할 만한 보도나 주장”은 없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의 주장을 일축했다. 시의 다른 관계자도 “사람들이 우리에게 와서 소문이 사실인지 조사해달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어떤 정보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언론인 ‘스프링필드 뉴스-선’은 이런 근거없는 소문이 어떤 스프링필드 페이스북 그룹에 올라온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서 비롯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어떤 사람이 ‘이웃집 딸의 친구가 고양이를 잃어버렸다가 나중에 아이티 출신자가 사는 집의 근처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걸 발견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있다. 이 내용이 담긴 화면을 그대로 찍은 사진은 소셜미디어에 여기저기 퍼날라져, 많은 이들의 좋아요 버튼을 받았다.



논란의 중심이 된 오하이오 스프링필드는 인구 5만8천명이 조금 못되는 작은 도시인데,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외국 이민자가 크게 늘었다. 현지 통계에 따르면, 스프링필드를 포함하고 있는 클라크 카운티에 이민자가 1만2천~1만5천명에 이르며, 이 중 아이티 출신이 1만명쯤 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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