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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4년 만에 이민부 부활하나…새 총리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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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니에 총리,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이민 통제 꼽아

좌파·여권서 반대·우려…극우는 "말보다 행동" 압박

연합뉴스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신임 총리가 이민자 통제를 위한 이민부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프랑스앵포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총리실 논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바르니에 총리의 정부 구성 밑그림 중 하나로 이민부 부활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이 부처의 장관, 고문 등에 적합한 인물을 수소문 중이라고 프랑스앵포는 전했다.

총리실은 이에 대해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프랑스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인 2007년 '이민·통합·국가정체성 및 연대 개발'이란 이름의 부처를 신설했다가 2010년에 폐지했다.

'국가정체성'이란 부서 명칭이 이민자에게 부정적 메시지를 전하고 프랑스 사회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르코지 정부가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인다며 구조 조정을 해 자연스럽게 이민 업무는 다른 부처에 통합됐다.

지난 5일 정부 수반으로 임명된 바르니에 총리는 이민 통제를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6일 저녁 TF1에 출연해 "항상 국경이 허술하고 이민 흐름이 통제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며 "우리는 이민 흐름을 구체적인 조치로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 공화당 예비 후보로 출마했을 때는 3∼5년간 이민을 유예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총리실은 그러나 이민부 부활이 가져올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이다.

바르니에 총리의 한 측근은 AFP 통신에 "총리가 결과를 얻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그 부작용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이민 장벽을 높이는 방향의 이민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당장 이민부 부활을 고민한다는 소식만으로도 정치권은 동요하고 있다.

온건 좌파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의심의 여지 없이, 이는 공화 전선에 동참한 프랑스 국민이 기대하던 인도주의적 전환"이라고 비꼬는 글을 올렸다.

녹색당 소속 클레망틴 오탱 의원도 엑스를 통해 "바르니에가 (극우) 국민연합(RN)에 지불한 배당금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르니에 정부가 RN의 즉각적인 불신임을 피하는 대가로 이민 통제를 약속해 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집권 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권의 한 의원은 "마린 르펜(RN 지도자)과 그의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공간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프랑스앵포에 말했다.

여권의 스텔라 뒤퐁 의원도 "시작이 너무 세다"며 "현 상황에서 이것이 우선순위라면 극우파를 하나로 모으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민 통제를 적극 찬성하는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이민부는 이미 존재하며 내무부로 불린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강력한 정책을 적용하는 것"이라며 "프랑스인은 립서비스가 아닌 행동을 원한다"고 압박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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