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이어가는 등 뚜렷한 극우 성향으로 지지층이 두꺼운 그의 출마 회견 영상은 동시 시청자가 한때 2만5000명을 넘기기도 했다. ‘40대의 젊은 이미지’를 앞세워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의 출마 영상 동시 시청자는 1800명대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9일 자민당 총재 출마 회견을 열고 총리와 장관(각료) 급여 폐지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의지를 밝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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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참배 의지
선거 슬로건으로 ‘일본열도를 강하고 풍족하게’를 내세운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날 출마 회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승리했던 3년 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전 총리는 다카이치를 지지했다. 당시 의원 표만 따지면 기시다 총리가 당시 146표를 얻었는데, 자민당 최대 파벌을 이끌었던 아베 전 총리의 지지로 다카이치는 114표의 의원 표를 얻어 후보 중 3위에 올랐다.
이날 회견에서 다카이치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는 제가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온 장소”라며 길게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어느 나라든 그렇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전제로 “공무사(公務死·전범을 포함, 공무 중에 사망한 사람)한 분들에 대해 존숭의 마음을 갖고 감사를 바치는 것은 보통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해외 출장 중 전몰자 추보 시설을 찾아 참배해왔다는 점도 덧붙였다.
202`1년 당시 일본 자민당총재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노 다로(河野太郞) 당시 행정개혁담당상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간사장 대행.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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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총리와 각료(장관)의 급여를 폐지하겠다”고도 공약했다. “국가의 궁극적인 사명은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영토·영해·영공, 자원을 지켜내는 것, 그리고 국가 주권과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사이버 보안과 경제적 측면에서의 경제안전 보장, 방위력 강화 의지도 드러냈다.
이날 다카이치는 중국에 대해 “이웃 나라”라면서도 “일본의 안전보장과 자원 안전보장에도 큰 영향력을 가진 나라”라고 칭했다. 이어 “아베 (전)총리는 전략적 호혜 관계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중국도 이에 대해 호의적이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둘러싸인 곳에 중국이 설치한 부표 문제를 꺼내 들며 철거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선 영토 문제나 역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윤석열 정권과는 매우 좋은 관계를 쌓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엔 한국에서도 일본 음악이 자유롭게 방송될 수 있게 되면서 추억이 돋는 ‘쇼와(昭和·일본 연호 중 하나로 1926~1989년)송’이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라(奈良)현 출신인 다카이치는 고베대를 졸업하고 일본의 ‘정치 사관학교’로 불리는 마쓰시다정경숙에 들어갔다. TV아사히 캐스터(앵커)로 활동하다 1993년 무소속으로 출마해 의원에 당선됐다. 1996년 자민당에 합류해 아베 정권 시절 자민당 정조회장을 지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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