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패럴림픽 역도(파워리프팅) 남자 80㎏급 4위에 오른 김규호.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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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역도의 간판 김규호(43·평택시청)가 파리 패럴림픽에서 4위에 올랐다.
김규호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역도(파워리프팅) 남자 80㎏급에서 202㎏를 들어 9명의 출전 선수 중 4위를 기록했다.
그는 1차 시기에서 202㎏을 신청해 쉽게 들어 올렸고, 2차 시기에서 207㎏을 드는 데 실패했다. 2차 시기까지 성적은 4위. 3위는 215㎏을 든 라술 모흐신(이라크)이었다. 김규호는 승부수를 띄웠다. 3차 시기에서 216㎏을 신청한 것. 그는 있는 힘을 다해 역기를 들어 올렸지만, 팔꿈치를모두 펴지 못하고 실패 판정을 받았다.
2024 파리 패럴림픽 역도(파워리프팅) 남자 80㎏급 4위에 오른 김규호.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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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이 도전을 마친 김규호는 밝게 웃으며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금메달은 세계기록 242㎏을 든 루홀라 로스타미(이란)가 차지했다. 은메달은 225㎏을 성공한 중국의 구샤오페이(중국), 동메달은 215㎏을 기록한 모흐신이 거머쥐었다.
김규호는 만 4살 때인 1985년 버스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공부와 운동을 모두 좋아했던 김규호는 2012년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우리은행에 입행했고, 금융정보팀 등에서 일했으나 2021년 10월 퇴사했다. '꿈의 무대'인 패럴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였다.
김규호는 "3차 시기에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무게를 시도했다. 오늘 컨디션이 정말 좋았고, 눈물이 날 만큼 최선을 다했기에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내가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우리은행 재직중이던 김규호의 모습. 우리은행 페이스북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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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직장을 포기한 그는 "돌아보면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응원해주신 분도 많았지만, 내게 '잘못된 선택'이라고 한 분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모습을 보면 다들 '잘된 선택'이라고 해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김규호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 탄과 3학년 딸 수아, 1학년 아들 찬, 이 3명 모두 안 자고 응원한다고 하더라. 시합 오기 전에 가족과 통화했는데, 아내에게 '아이들은 안 자냐'고 하니 '아빠 시합하는 것 보고 잔다'고 했다고 하더라"며 고마워했다.
2024 파리 패럴림픽 역도(파워리프팅) 남자 80㎏급 4위에 오른 김규호.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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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역도 종목인 파워리프팅은 벤치에 누워 주심의 시작 신호 이후 바를 가슴까지 내렸다가 위로 들어 올려 성공 여부를 따진다. 각 선수는 3차례 시도를 하고, 가장 무거운 역기를 드는 선수가 우승한다.
한편 여자 역도 대들보 김형희(50·서울특별시청)는 여자 67㎏급에서 95㎏를 들어 9명의 출전 선수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1차 시기에서 9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가벼운 80㎏을 신청해 가볍게 들어 올렸고, 2차 시기에서 90㎏을 성공했다. 3차 시기에서도 95㎏을 신청해 깨끗하게 들었다.
우승은 자신의 기존 세계기록(141㎏)을 넘어 142㎏을 든 탄위자오(중국)가 차지했다. 은메달은 139㎏을 기록한 파트마 엘얀(이집트), 동메달은 133㎏을 성공한 마리아 지 파치마 카스트루(브라질)가 거머쥐었다.
김형희는 경기 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아 패럴림픽 무대를 밟지 못할 것 같았다"라며 "함께 선수 생활을 하는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형희는 직장에 다니던 1995년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그는 2007년 지인의 권유로 역도를 시작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이어 세 번째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리우 대회에선 3차 시기 모두 실패했으나 도쿄 대회에선 5위에 올랐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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