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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소수 여당’ 자유당과 연합해 국정 운영을 도왔던 진보 성향 신민주당(NDP)이 연합 중단을 선언하면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사진)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됐다. 경제난과 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로 지지율이 하락한 트뤼도 총리와 자유당이 ‘조기 총선’ 요구로 9년여 만에 실각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그밋 싱 NDP 대표는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집권 자유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정책 연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싱 대표는 “자유당은 국민을 위해 싸우기에는 너무 약하고 이기적이며, 기업의 이익에 얽매있다”고 비판했다.
자유당은 2021년 조기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158석을 획득해 단독 과반(170석)에 실패하고, 이듬해 3월 NDP와 정책 연합을 맺었다. 자유당은 NDP의 주요 정책 요구를 수용하고, NDP는 정부 예산안 통과를 돕고 다른 야당이 ‘내각 불신임 투표’ 추진 시 함께 저지하기로 합의했다. 내년 6월까지로 예정됐던 연합이 깨지며 자유당은 다시 불안정한 소수 정부로 돌아갔다.
2015년 11월 취임한 트뤼도 총리는 당시 43세의 ‘젊은 리더’로 주목받으며 1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끌었다. 그러나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주택 가격 상승 등 경제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의 식료품 물가는 2019년 대비 25.6%, 주택 가격은 26.4% 상승했다(7월 기준). 특히 진보적인 이민 정책이 경제난을 악화했다는 비판 속에 국민들의 불만이 커졌다. 지난해 캐나다 인구는 전년 대비 100만 명 증가했는데, 이중 96%가 임시·영구 이민자였다.
하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트뤼도 정부는 ‘내각 불신임 투표’를 막기 어려워졌다. 내각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앞당겨 치른다. 제1야당인 캐나다 보수당은 물가 상승을 유발한 집권 세력을 몰아내자며 조기 총선을 주장해왔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 아바쿠스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자유당의 지지율은 25%로 보수당(42%)보다 17%포인트나 낮았다. 싱 대표의 발표 후 트뤼도 총리는 “지난 몇 년간 그랬듯 NDP가 정치보다는 캐나다인을 위해 무엇을 할지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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