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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식 ‘부자 증세’ 선긋는 해리스…공개된 증세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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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자 장기 자본소득세율 28%

바이든 구상 39.6%보다 완화된 것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자본 친화적인 증세 정책을 공개했다. 대통령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중도 성향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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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유세차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의 한 양조장을 찾아 “연 1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자국민에 장기 자본이득세율 28%를 매길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억만장자와 대기업은 공정한 세금을 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처럼 말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계획한 장기 자본이득세율 39.6%에는 확실히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이다.

자본이득세란 부동산, 주식, 채권 등 1년 이상 보유한 자산을 팔아 차익을 남기면 내야 하는 세금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세율이 20%로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하지만, 민주당은 그간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며 이 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미 싱크탱크인 조세정책센터에 따르면 장기 자본이득의 절반 이상이 상위 0.1% 가구에서 발생한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완화적인 부자 증세 관련 공약을 가져온 것은 대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실리콘밸리와 월가에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기업이 선호하는 언어와 정책 아이디어 일부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완화된 장기 자본이득세율 구상이 궁극적으로 더 많은 연방 세수를 거둬들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정권에서 자본이득세율이 크게 증가했을 때 투자자들은 세율이 인하될 때까지 자산을 매도하지 않음으로써 세금을 유예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강조하는 중산층 지원을 위한 자금 조달도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자본이득세율 변경은 의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민주당이 상하원 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하지 못하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기회경제’로 강조되는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제시했다. 첫 임기 동안 2500만 개의 신규 중소기업 설립 신청 건수를 달성하고, 신규 중소기업에 대한 세금 공제액을 10배(기존 5000달러→5만달러)로 대폭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 외에도 중소기업의 세금 신고를 신속히 처리하고, 스타트업이 더 쉽게 설립될 수 있도록 주 정부 인센티브를 승인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의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 전체에 필수적인 기반이라고 믿는다”면서 “당선 시 중소기업을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순위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투자를 장려하면 광범위한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그것은 우리 경제를 더 튼튼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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