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국내외에서 폴더블폰으로 입지를 다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삼성전자와 애플 저격에 나섰다. 글로벌 선두를 달리는 해당 업체들과 기술력으로 승부를 펼치겠다는 심산이다.
48%. 올해 2분기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 폭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이처럼 대폭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엔 중국이 있다. 해당 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 제조사들이 견인했을 정도로 큰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아너와 모토로라의 성적은 내수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기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강력한 애국 소비에 힘입어 성장했던 것과 달리,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 폴더블폰 신작을 출시하며 성공을 거뒀다.
아너의 경우 2분기 서유럽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거두기도 했다. 서유럽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폴더블폰 시장으로, 삼성을 비롯해 아너, 모토로라, 오포, 원플러스 등 중국 제품들과 구글 등 다양한 폴더블폰이 난립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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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의 이번 깜짝 실적은 본토 외에서도 중국 폴더블폰의 기량이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9월 출시한 대표 인기 제품인 '매직 V2'가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에 기반한 아너의 2분기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455% 급증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뼈아픈 결과다. 서유럽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7월 출시한 폴더블 신제품 갤럭시 Z6 시리즈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아너는 곧바로 반격 체제에 돌입했다.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 박람회 IFA 2024에서 최신 폴더블폰인 '매직 V3'를 해외 시장에 선보인다. 아너는 갤럭시 Z 폴드6의 두께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아너 V3의 접었을 때 두께는 9.8mm로, 갤럭시 Z폴드6를 접었을 때 대비 2.3mm 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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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가 글로벌 무대로 광폭 행보를 펼치며 성과를 거두는 데 비해 화웨이는 아직 내수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한 영향이다. 그러나 강력한 애국 소비를 등에 업고 화웨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미국 '제재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폴더블폰 실적만 따져봐도 2개 분기 연속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제 화웨이의 칼끝은 미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을 겨눈다. 화웨이는 이달 10일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아이폰16을 공개하는 날과 동일하며, 아이폰16 발표 직후 자사 '3단 폴더블폰'을 공개한다. 4일 화웨이가 공식 웨이보를 통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해당 제품 명은 '화웨이 메이트 XT3'다.
이는 과거 스마트폰 사업 화력을 꺾은 미국을 향한 도전장과 다름없다. 기술 굴기를 자신있게 드러내겠다는 포부가 드러나는 행보다. 실제로 화웨이가 이번에 공개할 신제품은 화면이 두 번 접히는 폴더블폰으로, 폴더블폰 원조인 삼성조차 내놓지 못한 폼팩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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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 폴더블폰의 두께는 접었을 때 15mm, 펼치면 5mm에 달하는 초슬림폰으로 예상되며, 접혔던 화면을 모두 펼치면 통상 10인치 수준인 태블릿 PC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한때 중국 외의 폴더블 시장은 삼성이 거의 독점했지만, 지금은 OEM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전장이 됐다"면서 "삼성전자가 신작 갤럭시 Z6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세계 선두를 되찾을 것으로 보이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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