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무가입 상한연령 59→64세 상향 검토…"장기적 논의"
한국노총 "연금-정년 사다리 끊겨 있어…법정 정년 연장해야"
조규홍 장관, 연금개혁 추진계획 브리핑 |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정부가 4일 발표한 연금개혁 추진계획에서 의무가입상한 연령 상향을 시사하면서 소득 공백 해소를 위한 정년 연장 등 고령자 계속고용 관련 논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계속고용 해법을 모색 중인 가운데 노동계는 연금 수급 개시 연령에 맞춘 법정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한국노총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김주영, 박홍배 의원과 공동으로 '노동시장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정년 연장 입법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고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연금과 정년의 사다리가 끊겨 노후소득 보호장치가 없는 현실"이라며 "가족 부양과 막막한 노후생계라는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대다수 노동자들에게 정년 연장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노호창 호서대 교수는 "현재의 법적 정년과 연금 수급연령 간에 차이가 큰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노후소득 공백을 해소하고 고령자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정년 연령을 연금 수급 연령에 맞춰 단계적으로 높여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이며,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지금 63세에서 2033년엔 65세로 늘어난다.
정년을 꽉 채워 퇴직한다고 해도 연금을 받을 때까지는 3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작년 고령자 취업ㆍ창업 사상 최대 |
이날 정부는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재 59세인 국민연금 의무가입기간 상한을 64세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금보다 5년은 더 국민연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고 기대여명 또한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단 고령자 계속고용 여건 개선 등과 연계해 장기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법정 정년 연장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인 노동계와 달리 경영계는 연공급 체계의 임금체계 개편 없는 획일적 정년 연장에 반대하며 선별적인 '재고용'을 선호하고 있다.
정년 연장의 혜택이 일부 대기업 정규직에게만 간다는 지적과 고령자 계속고용이 젊은 층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정년 연장 논의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이날 한국노총 토론회에서 김성희 L-ESG 평가연구원 원장은 "법적 강행 조항으로 보편적으로 도입할 때 불안정 노동자들도 좀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보편적 적용을 위해서라도 법적 정년 연장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주된 일자리 고용기간 연장 정책의 효과를 높이려면 정규직으로 정년에 도달하는 노동자 규모를 더 확보해야 한다"며 "주된 일자리 이탈 고령자의 재취업 지원 확대 정책을 패키지 형태로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노사정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 중이다.
정부는 이 논의를 바탕으로 하반기 중 '계속고용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어서 사회적 대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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