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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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16′ 공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동통신 대리점들이 ‘아이폰15′에 대한 불법 과다 공시지원금(공시지원금 상한선을 넘은 보조금)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폰16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구형 모델인 아이폰15의 재고를 소진하려 하는 것이다. 특정 대리점(일명 성지)에서 아이폰15 프로를 구매할 경우 최대 130만원 수준의 불법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중랑구, 영등포구 등 온·오프라인 성지 등을 중심으로 출고가가 124만3000원인 아이폰15(128GB)가 최대 할인가 마이너스(-) 5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SK텔레콤의 10만9000원짜리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6개월간 이용하고 대리점에서 요구하는 부가서비스(컬러링, 파손 보험 등)를 가입하는 조건으로 아이폰15를 번호이동·기기변경 형태로 구매하면, 현금으로 57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아이폰15에 지급되는 공시지원금은 최대 50만원이고,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은 7만5000원 수준이다. 성지에서 아이폰15에 최대 120만원(출고가에서 공시+추가지원금을 뺀 66만원과 성지에서 받는 현금 57만원의 합) 수준의 불법 보조금을 책정, 사실상 ‘차비폰’이 된 것이다. 차비폰은 돈을 받으며 구매하는, 차비 명목으로 돈을 얹어주는 휴대폰을 의미하는 업계 은어다.
아이폰15 프로도 비슷한 상황이다. 성지에서는 출고가가 154만원인 아이폰15 프로를 최대 할인가 -37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아이폰15 프로에 대한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의 합계가 최대 57만5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일반 모델과 같은 가입조건 하에서 최대 13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액수의 차이는 있지만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로 가입할 때 모두 불법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오프라인 성지에서 고액의 불법 보조금까지 감수하면서 출혈 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플래그십 신제품이 나올 때,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가입 수요가 크게 늘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갤럭시Z플립·폴드6가 출시된 이후 통신 3사의 총 번호이동 건수는 37만9823건을 기록했다. 전월(33만9553건) 대비 11.6%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아이폰16 출시를 앞두고 치열한 판매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지에선 아이폰15에 대한 지원금을 대거 투입해 판매를 늘리려 하고 있다. 신제품이 공개된 이후에는 전작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적어져 판매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불법 보조금은 통신 3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성지에서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에서 나온다. 성지에서 휴대폰 1대를 판매할 때마다 최대 80만원 이상의 판매 장려금을 받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사실상 판매 장려금 전액을 불법 지원금으로 재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주 중으로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한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온·오프라인 대리점의 불법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높은 수준의 지원금을 약속한 뒤, 막상 대리점에 직접 방문하면 신용카드 발급 등 기존에 안내하지 않은 가입 조건을 요구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이를 막기 위한 ‘주의보’를 발령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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