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위험 컸는데 대책 미흡”
검찰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사진)에게 금고 5년을 구형했다.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청장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축제 당시 인파 밀집으로 인한 위험성을 예견했음에도 경찰력 배치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아 사상자 규모를 키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형 의견에서 “이태원 사고는 사고 위험이 명백히 예상되는 상황으로 최소한의 사전 대비만 했더라도 막을 수 있었다”며 “돌발 사고에 대한 현장 대응의 실패보다는 사전 대책 미흡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말했다. 검찰은 참사 당일 당직 근무를 한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과 정대경 전 112 상황팀장에 대해서는 각각 금고 3년과 금고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앞서 검찰은 7월 22일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월 김 전 청장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1년간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올해 1월 4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수사심의위원회 회부를 직권으로 지시했고, 수심위는 ‘과실이 인정된다’며 김 전 청장에 대해 기소 권고 의견을 냈다. 검찰이 같은 달 19일 김 전 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공판을 앞두고도 ‘책임자 처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김 전 청장의 엄벌을 촉구했다. 김 전 청장은 최후 진술에서 “유가족 여러분들의 아픔에 대해 위로를 드리며 서울경찰청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재판부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 전 청장 등에 대한 선고기일은 10월 17일에 열릴 예정이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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