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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유해란-고진영, 3년만에 나온 한국인 연장전…女 골프 재도약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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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FM 챔피언십서 연장 끝 유해란 우승

한국인 연장 경쟁, 2021년 BMW 이후 처음

뉴스1

유해란(23·다올금융그룹)이 2일(한국시간) 열린 LPGA투어 FM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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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유해란(23·다올금융그룹)과 고진영(29·솔레어). 두 명의 한국선수가 연장전에서 우승을 두고 혈투를 벌이는 흐뭇한 장면이 나왔다. 한동안 침체됐던 여자 골프의 재도약을 기대할 만한 '터닝포인트'다.

유해란은 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TPC 보스턴(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FM 챔피언십(총상금 38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고진영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 우승을 차지했다.

2라운드에서 무려 10언더파를 쳤던 그는 3라운드에선 6오버파의 최악 부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다시 8언더파를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널뛰기' 같은 경기력이었으나 결국 최종 승자가 됐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고무적인 건 한국 선수들끼리 경쟁을 벌였다는 점이다.

신설 대회인 이번 대회엔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와 2위 릴리아 부(이상 미국)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리디아 고(뉴질랜드), 인뤄닝(중국) 등 톱랭커들이 꽤 불참했다. 그러나 로즈 장(미국)과 해너 그린(호주), 앨리슨 코퍼즈(미국) 등 쟁쟁한 선수들도 많이 나섰다.

이런 가운데 1라운드를 제외한 나머지 사흘간 한국 선수들이 줄곧 리더보드 최상단을 점령했고, 마지막 라운드에선 연장 접전까지 벌였다.

LPGA투어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연장 접전을 벌인 것은 약 3년 만이다. 2021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고진영과 임희정(24·두산건설)이 연장전에서 맞붙었고 고진영이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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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29·솔레어).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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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의 경우 당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공동 개최되는 대회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톱랭커들도 대거 출전하곤 했었다.

미국 본토에서 열린 대회로 한정하면 2020년 2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박희영(37·이수그룹)이 최혜진(25·롯데), 유소연(은퇴)과 연장 혈투 끝에 우승한 바 있다.

한국 선수들끼리 연장전에서 맞붙는 것은 쉽지 않은 조건이지만, 한국이 LPGA투어에서 위용을 떨칠 때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선수층이 매우 두꺼웠던 한국 여자 골프의 '황금기' 때는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한국 선수 간 연장 대결은 고사하고, 한국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없어졌다. 전반적인 여자 골프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데다, 젊은 선수들이 과감한 도전보다는 국내 무대에 남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도 짙어진 영향이다.

올 시즌도 한국 여자골프는 썩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번 유해란 우승이 한국 선수 두 번째 우승에 불과하다. 코다가 6승을 쓸어 담고, 리디아 고가 재반등한 가운데서도 한국 선수들은 '조연'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오랜만에 나온 한국 선수 간의 연장 혈투는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현재 여자 골프의 '에이스'라 할 수 있는 선수와 투어 2년 차의 '신예' 선수가 가장 높은 곳에서 경쟁하는 모습은, 여자 골프의 황금기를 다시 기대할 수 있게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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