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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라힘 스털링이 첼시를 떠나 아스널에 합류했다.
아스널은 3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털링이 한 시즌 임대로 아스널에 합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아스널이 첼시에서 라힘 스털링을 입대 영입했다. 스털링은 아스널과 한 시즌 임대 계약을 맺고 아스널 이적을 완료했다. 금요일 저녁 런던 콜니(아스널 훈련장)로 이동한 스털링은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고 이적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는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이적시장 마지막 날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하던 도중 "스털링이 아스널로 이적한다"며 스털링의 아스널행을 확인했다.
잉글랜드 출신 측면 공격수 스털링은 리버풀 유스를 거쳐 리버풀에서 데뷔해 이름을 알렸다. 과거 루이스 수아레스, 다니엘 스터리지와 함께 'SSS 라인'을 형성해 리버풀의 리그 준우승을 이끄는 등 어린 나이에 프리미어리그(PL) 수준급 측면 자원으로 자리잡은 스털링은 2015-16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면서 커리어 전성기를 맞았다.
골 결정력이 아쉽다는 비판을 받는 와중에도 스털링은 2018-19시즌과 2019-20시즌 각각 17골 10도움과 20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의 리그 우승과 준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기량이 꺾였다. 스털링의 경기력이 점차 떨어지고 필 포든 등 다른 경쟁자들이 두각을 드러내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털링을 매각하기로 결정, 아스널과 첼시가 경쟁한 끝에 2022년 여름 첼시가 스털링을 품었다.
썩 좋은 영입이라고는 하기 힘들었다. 한번 고꾸라진 스털링의 폼은 좀처럼 회복할 기세가 보이지 않았고, 첼시는 스털링 영입 효과를 보지 못한 건 물론 다른 악재들까지 맞물리며 2022-23시즌 리그에서 최종 12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초반 헤매던 것과 달리 최종 5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스털링이 아닌 콜 팔머(22골 11도움)의 시즌이었다.
아쉬운 두 시즌을 보낸 스털링은 새로운 사령탑 아래에서 부활을 꿈꿨지만, 첼시에 새롭게 부임한 엔소 마레스카 감독은 단호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프리시즌이 끝난 후 스털링과 벤 칠웰에게 첼시에 남을 경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거라는 내용을 전달했고, 실제로 19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개막전에서 두 선수를 명단 제외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공식 석상에서도 "스털링과 칠웰은 따로 훈련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첼시 소속이지만, 모두에게 출전 시간을 줄 수 없다. 경기에 나서고 싶은 선수는 떠나야 한다"며 "난 솔직한 편이다. 스털링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에게 우리가 함께 시간을 보내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털링이 훌륭한 선수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나는 단지 다른 스타일의 윙어를 선호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스털링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이유로 본인의 입지와 팀과의 관계 등에 대해 성명을 공개한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스털링 측은 "스털링은 첼시와 3년 계약을 맺었다. 개인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개막 2주 전 영국으로 돌아왔고, 새 감독 밑에서 좋은 프리시즌을 보내며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다. 스털링은 첼시와 팬들에게 최고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이번 주 구단의 경기 전 자료에 자신이 포함된 걸 보고 주말 경기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할 거라고 기대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스털링의 미래에 대해 첼시와 항상 긍정적인 교류를 하며 확신을 얻었다. 때문에 현재 상황에 대한 구단의 명확한 입장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스털링이 맨시티와의 개막전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마레스카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레스카 감독은 23일 세르베테(스위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스털링을 명단에서 뺐다.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는 첼시가 콘퍼런스리그 본선에 진출하게 되더라도 이번 시즌 콘퍼런스리그에서 뛰지 못한다. 스털링이 마레스카 감독의 눈 밖에 났다는 증거였다.
심지어 스털링은 등번호까지 빼앗겼다. 첼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전 울버햄프턴의 에이스 페드루 네투에게 스털링이 지난 시즌까지 착용했던 등번호인 7번을 주면서 새로운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스털링은 자신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뛴 경험도 적은 데다 신입생인 네투에게 등번호를 빼앗기며 더욱 초라해졌다.
결국 스털링은 이적을 추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지에서 제외한 스털링이 여름 이적시장 마감이 임박한 상황에서 새 팀을 찾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처럼 보였지만, 과거 스털링이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려고 할 때 스털링에게 접근했던 아스널이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수석코치로 재직하며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좌했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현재 아스널을 지휘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디 애슬레틱'의 온스테인은 "스털링은 아스널로 이적하면서 아르테타 감독과 재회하게 됐는데, 아르테타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에서 일할 당시 스털링과 함께한 적이 있다"며 "아르테타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에서 두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스털링을 존경하고, 두 사람은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널은 스털링을 영입하면서 이번 여름에 총 네 명의 선수들을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다. 기존 브렌트퍼드에서 입대로 합류했던 다비드 라야를 완전 영입했고,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볼로냐가 일으킨 돌풍의 주역인 리카르도 칼라피오리를 데려온 뒤 최근 레알 소시에다드 중원의 핵심 미켈 메리노까지 스쿼드에 포함시켰다. 스털링 임대 영입으로 아스널은 여름 이적시장의 문을 닫았다.
사진=아스널,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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