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예방 행사에서 어린이가 고함을 들었을 때를 가정해 자신의 표정을 그린 뒤 구기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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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만8000여 건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서 전년 대비 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을 학대한 10명 중 약 9명은 가장 가까운 사이인 '부모'였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이러한 내용의 ‘2023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공개했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생후 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 등으로 신고 접수가 급증한 2021년 대비 줄었던 2022년을 빼면 최근 5년간 늘어나는 추세가 뚜렷했다. 지난해도 4만8522건의 신고가 접수되면서 2022년(4만6103건)보다 5.2% 증가했다.
이러한 신고 사례 중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등의 조사를 거쳐 지자체가 실제 아동학대로 판단한 건 2만5739건이었다. 전년 대비 2232건 줄어든 수치다. 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1만1094건)가 가장 많았다.
한 해 동안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44명이었다. 전년 대비 6명 감소했다. 숨진 아동 중에선 6세 이하 영유아가 61.4%(27명)에 달했다.
아동을 학대한 이(학대 행위자)를 살펴보니 혈연관계인 부모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부모 비중은 2019년 75.6%에서 2022년 82.7%, 지난해 85.9%로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학대가 일어나는 장소도 '가정 내'가 82.9%로 최다였다.
반면 학대 행위자 중에서 대리양육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7.3%로 전년 대비 3.6%포인트 줄었다. 대리양육자는 부모 동거인이나 유치원·학교·보육 교직원 등을 말한다. 특히 초·중·고교 직원은 1년 새 학대 발생 건수와 비중 모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아동학대 관련 통계. 자료 보건복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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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장은 "교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 제고, 이에 따른 법 개정 등 교권 보호 조치가 이뤄진 영향으로 교직원 중심으로 학대 비중이 줄었다"면서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모 학대 비중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증가세를 보인 건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대 피해받은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 보호한 건 전체 아동학대 사례의 9.3%(2393건)로 집계됐다. 재학대 사례는 전체의 15.7%(4048건)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줄었다. 최근 5년간 재학대 비중이 꾸준히 올랐지만, 지난해 들어 소폭 꺾인 것이다. 재학대는 5년 내 학대 판단 사례가 있는 아동에게 재차 학대 신고·판단이 이뤄진 걸 말한다.
복지부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매년 국회에 제출한다. 윤수현 과장은 "재학대 발생 우려가 높은 고위험 가정에 매년 실시했던 방문 점검과 맞춤형 사례 관리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학대 행위자 중 부모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만큼 보다 효과적인 부모 대상 학대 예방 홍보·교육 방안도 찾겠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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