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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스라엘, 서안지구 때려 '세번째 전선' 감행…난민촌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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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수백명 투입하고 드론 공습·불도저 진격…이틀째 대공세

최소 17명 숨지고 부상자 속출…이스라엘 "테러리스트 제거" 주장

난민촌 주민 물 부족·통신 두절…"밤새 폭발음·총성 공포"

연합뉴스

29일 이스라엘 공격 받은 서안지구 난민촌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이스라엘이 이틀째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불도저를 투입하고 드론 공습을 퍼부어 시가전을 이어가면서 난민촌 곳곳이 아비규환에 빠졌다.

이스라엘은 난민촌에 숨은 '테러 기반'을 제거하는 작전이라는 입장이지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쑥대밭이 된 집터에서 물과 전기, 통신이 끊긴 채 공포에 떨고 있으며,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전날 서안지구에 수백명의 병력과 드론, 군용차를 투입해 기습 작전을 시작해 이틀째 대규모 공세를 펼치면서 최소 1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스라엘군은 이들 사망자가 "테러리스트"라면서 이번 공격이 서안지구 내 "테러 기반"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하마스의 무장조직인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조직원 등이 포함됐다.

PIJ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에서 자금, 무기, 훈련 지원을 받는 것으로 미 당국은 보고 있다.

다만 팔레스타인 매체인 와파 통신은 이번 공격에 따른 사망자를 17명으로 집계하고 이들 중 2명은 민간인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이번에 공격한 곳은 서안지구 북부의 툴카렘, 제닌, 알파라 세 곳으로, 난민촌까지 불도저를 투입해 주택과 건물을 부수고 드론 공습과 함께 밤새 총격전을 벌였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 기습에 보복을 천명하고 가자전쟁을 시작한 뒤로 이스라엘 북부에서는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충돌을 이어가는 와중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세번째 전선' 형성을 감행하게 됐다.

이스라엘은 그간 서안지구에서 국지적 공격을 해왔으나 이번 공격은 가자지구 개전 이후로 최대 규모이며, 지난 2000년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반이스라엘 봉기)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수도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이스라엘 공격을 받은 난민촌 일부에서는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물과 전기가 끊기고 통신이 두절된 채 주민들이 밤새 폭발음과 총성 속에 공포에 떨었다.

연합뉴스

29일 서안지구 투입된 이스라엘 병력
[AFP=연합뉴스 자료자신]


WP가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난민촌 거리 곳곳으로 이스라엘 불도저와 무장 차량이 들이닥쳐 폐허가 된 잔해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으며, 무너진 건물 사이로 무장 병력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제닌 난민촌에서는 주요 도로를 점령하면서 병원이나 의료시설로 가는 통로가 차단됐으며, 의료진 이동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제닌 당국은 밝혔다.

툴카렘에서는 적신월사 지부가 습격을 당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30여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이들 난민촌에는 거의 노인, 어린이, 여성들만 남은 상황이며, 탈출하지 못한 채 외부와 단절된 처지라고 주민들이 BBC 방송에 말했다.

제닌 난민촌의 한 주민은 BBC 방송에 "저격수가 주택 현관을 대놓고 겨누고 있다"면서 "문조차 열 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이스라엘은 테러 소탕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젊은이가 숨지면 다른 젊은이가 자리를 채운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울 뿐"이라고 말했다.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은 300만명 정도이며, 이스라엘이 세운 정착촌에도 유대인 주민 50만명 이상이 살고 있다.

가자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 측 공격이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 622명이 숨졌다. 같은 기간 이스라엘인은 15명이 숨졌다.

가자지구에서도 이스라엘 공격이 이어져 24시간 사이에 민간인을 포함해 68명 이상이 숨졌다고 가자 보건 당국이 이날 밝혔다.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는 40만602명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9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즉각 작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대변인이 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스라엘 군사 작전으로 사상자가 나오고 민간 시설이 파괴된 데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같은 위험한 움직임이 이미 폭발 직전인 서안지구 상황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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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안지구 누르샴스 난민촌 투입된 이스라엘 장갑차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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