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인물에 빙의한 주인공은 미래를 알고 있기에 거침없이 행동하고, 모든 난관을 손쉽게 넘어선다.
하지만, 주인공이 알던 소설과는 장르부터 다른 낯선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한다면 어떨까.
웹툰 '콜미로맨틱' |
웹툰 '콜미로맨틱'은 로맨스 소설에 빙의한 줄 알았던 주인공이 사실은 스릴러 소설 속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 덕혜는 어느 날 소설 속 인물 서나인으로 눈을 뜬다. 현실에서 가볍게 읽었던 삼각관계 연애 소설 '사랑은 테이크아웃' 속 여주인공이다.
그다지 재밌게 본 작품은 아니지만, 허구의 세상에서 주인공으로 사는 일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많은 일들이 쉬워진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원작에는 없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소설 속 세상은 덕혜가 알던 모습과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더는 결말도 장담할 수 없게 되고, 주변 인물들의 마음도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소설 속 허구의 세상은 덕혜에게 현실보다도 더 현실 같은 공간이 된다.
"'현실'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엄연히 내가 존재하는 비현실, 이곳이 내게는 유일한 현실이다"라는 덕혜의 독백이 공포감을 대변한다.
웹툰 '콜미로맨틱' 한 장면 |
이 웹툰은 로맨스와 스릴러라는 두 장르를 수시로 오간다.
원래 덕혜와 연인이 되는 소설 속 남자주인공 차민호는 스토킹을 일삼고, 삼각관계 조연 민규현은 여자친구가 살해된 뒤 덕혜의 집에 숨어 산다.
이 때문에 이들이 등장해 덕혜와 얽히는 장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성적 긴장감과 경계심이라는 두 감정은 정반대에 놓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로맨스와 스릴러를 뒤섞은 '로맨스릴러'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웹툰 '콜미로맨틱' 한 장면 |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신선한 연출이다.
덕혜와 규현의 말다툼을 글자로만 표현한 장면, 주인공의 입장에서 일인칭 카메라처럼 상황을 보여주고 대사와 행동까지 모두 지문으로 표현한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세로 스크롤 방식의 웹툰 특성을 이용해 덕혜의 악몽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정지된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까지 일으킨다.
작중 빙의자들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섬뜩한 꿈을 꾼다.
때로는 픽션 같고, 어떨 때는 현실의 반영 같은 그 모호한 공간에서 독자들 역시 등장인물 못지않게 혼란스러워지고,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이 모든 연출은 독자를 이야기 속 깊숙한 곳까지 끌고 내려가고야 만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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