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장으로 여당을 이끌던 한 대표는 총선이 임박했던 지난 3월 24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과 전격적으로 면담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 문제와 관련해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부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해 의료 사태 해결의 기대를 키웠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총선이 채 일주일도 남아 있지 않던 4월 4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했지만,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었다.
이런 공개 흐름과 달리 총선 당시 대통령실 내부적으론 한 대표를 향한 불만이 적잖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을 이끄는 여당 대표라면 의료개혁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는 게 먼저 아니냐”며 “공식회의든, 유세 때든 그런 목소리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의대 정원 증원에 결사반대하는 강경파를 대뜸 만난 건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다 같이 한목소리를 내도 어려운 판인데, 이번에도 (한 대표가) 결국 개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1일 윤 대통령이 “힘으로 부딪혀서 자기 뜻을 관철하려는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51분 동안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를 하기 전후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담화 내용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는 얘기가 여권에서 흘러나오기도 했었다. 당시 여권에선 “담화문에 명시적인 사과 문구를 넣는 등 한 대표가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 여러 차례 용산에 뜻을 전해왔다”는 말도 돌았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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