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투기 닭뼈에 구더기 ‘득실’…“인간 혐오 생긴다” 자영업자 분노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가게 실외기가 놓인 외부 담벼락 공간에 누군가 썩은 닭뼈와 생선 한무더기를 무단투기해 고통받았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이목을 끌고 있다.

26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진짜 인간 혐오가 생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가게에 출근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악취가 났다. 근원지를 아무리 찾아봐도 모르겠고 냄새가 날 만한 이유가 없었다"며 "새벽 2시 퇴근할 때까지만 해도 냄새가 안 났고, 며칠 비가 왔다고 하수구 냄새인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라 뭔가 썩는 냄새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냄새의 원인을 찾지 못한 A씨는 남편과 함께 주방과 홀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퇴근했으나, 다음날 가게 내부에서 썩은내가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A씨는 혹시나 밖에서 나는 냄새인가 싶어 실외기가 있는 뒤뜰로 나갔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실외기가 놓인 담벼락 앞 좁은 공간에 썩은 닭뼈 한 무더기가 버려져 있었던 것이다.

A씨는 무단투기 된 닭뼈 사진을 공개하며 "사진에 보이는 닭 뼈를 50L 쓰레기봉투 꽉 차게 채우고도 너무 많아서 다 못 담았다"며 "엄지만 한 왕파리 수백 마리가 날아다녀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에프킬라 한 통 다 뿌리니 왕파리는 다 날아가고 남은 건 닭 뼈 무덤과 구더기 수천마리였고, 닭 뼈를 걷어내니 밑에는 며칠 온 비 탓인지 흐물흐물 녹아내린 생선들과 구더기가 깔려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마스크랑 위생 장갑 다섯 겹 끼고 다 치웠다"며 "락스, 방향제, 탈취제, 향초까지 사 와서 뿌리고 들이붓고 마무리해서 주말 장사했다. 주말 내내 분노에 떨었다"고 했다.

A씨는 "(실외기가 옆) 담벼락 너머에 빌라가 있다"며 "실외기 놓인 곳이 가게 뒤편인데, 여기는 저희 가게를 지나치지 않으면 올 수 없는 곳이라 정황상 저 빌라 주민 중 한 명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쓰레기 무단투기와 영업방해로 경찰에 신고하려 했는데 범인이 특정되지 않으면 신고가 안 된다더라"람 "경찰이 빌라 대표가 누군지 알려주면 주의를 주러 가겠다고 알아놓으라던데, 빌라 주민에게 대표가 있나 물어보니 없다고 하더라"고 씁쓸해 했다.

결국 A씨는 경찰의 조언을 따라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쓰레기 무단투기 시 선처 없이 고발 조치한다'는 내용의 경고 문구를 붙여 놨다.

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버린 사람은 언젠가 벌 받을 거다", "저 많은 닭뼈를 도대체 어떻게 갖다 버렸는지도 의문", "빌라 향해서 CCTV 설치하시고 꼭 범인 색출하시라", "갖다 버린 인간이 쓰레기" 등의 반응을 보였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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