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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첫해인 2017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핵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거론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현지시간) 발간한 비망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내 임무 수행'에는 트럼프-시진핑 두 정상 간의 북핵 관련 줄다리기 과정이 상세하게 소개됐습니다.
2017년 7월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북핵 위협에 맞서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동시에 김정은 정권의 붕괴가 중국의 '완충지대' 상실로 귀결될 수 있음을 두려워했다고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맨발인 사람은 좋은 신발을 신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며 미국 측이 자신의 대북 제재 무용론을 수용하는 결론을 내리길 원했다고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적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핵과 관련한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 측면의 우려를 시 주석에게 상기시키면서 "만약 일본과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자기들도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면 어떻게 되나"라고 반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해 11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 주석과 다시 만났을 때는 시 주석 논리에 상당 부분 설득된 분위기였던 것으로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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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 주석은 G20 때 했던 '맨발인 사람…' 언급을 반복하면서 북한과의 관계 단절은 적개심을 조장할 뿐이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측 은행에 대한 '2차 제재'를 가하지 말 것을 미국 측에 촉구했습니다.
또 시 주석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단지 동결하기만 해도 용납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고 맥매스터는 적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미 군사훈련은 도발적'이라는 시 주석의 견해에 동의하는 한편, 심지어 "돈 낭비"라고 말했다고 맥매스터는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에 한미 훈련 중단 등으로 보상하는 이른바'동결 대 동결'을 추진하자는 시 주석 제안에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동의하는 듯 보였다고 맥매스터는 전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맥매스터는 자신이 존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그(시진핑)가 우리를 이겼다(He ate our lunch). 그(트럼프)는 덫으로 걸어 들어갔다'고 적은 메모지를 건넸다고 소개했습니다.
한편 북핵 위기가 고조됐던 트럼프 행정부 초기 백악관과 내각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대북 유화론과 강경론이 팽팽하게 대치했던 상황도 책에 기술됐습니다.
맥매스터는 군사 옵션까지 배제하지 않는 '최대 한도의 압박'을,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은 '평화적 압박'을 각각 주장해 양측 사이에 상당한 이견이 존재했다는 겁니다.
일례로 2017년 8월 11일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재석한 회의에서 틸러슨 당시 장관은 "중국을 통해서 북한과 협상을 할 것"이라고 했고,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중국을 활용하는 방안의 경우 대통령이 승인한 전략과 일치하지 않는 나쁜 구상이라며 맞받았습니다.
홍영재 기자 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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