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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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반노동 발언으로 지명 직후부터 논란이 거듭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발언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는 주장도 굽히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후보자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헌재 결정은 결정대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잘못됐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다시 재평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과 비선 조직 국정농단, 정경유착 등을 탄핵 사유로 들었지만, 김 후보자는 “제가 박근혜 대통령하고는 같은 학년에 나이도 같고 같이 죽 살았기 때문에 그분이 뇌물죄로 구속된다면 저도 뇌물죄다. 그분은 정말 뇌물 줘도 알지도 못하고 받을 사람도 아니다”라며 탄핵 사유를 부정했다. 이 같은 태도에 안호영 환노위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과정이나 국가 사법 시스템을 부정하는 후보자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과거 ‘막말’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도 김 후보자는 응하지 않았다. 그는 세월호 농성장을 향해 “죽음의 굿판”이라고 비난한 발언에 대해서는 “세월호는 과도하다”고,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들의 투쟁에 대해 “자살특공대” 운운한 것과 관련해서도 “반성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제주 4·3 사건을 “좌익 폭동”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선 희생자와 유족들한테 사과한다면서도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한 4·3 폭동은 명백하게 남로당에 의한 폭동”이라며 기존 태도를 유지했다.
급기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야당 위원들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후보자가 유감 표명했으면 좋겠다는 부분도 있다”며 사과를 권했지만, 김 후보자는 “상대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장관을 하기 위해 무조건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은 정말 없다”며, 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채 “과거의 발언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으셨다거나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면 그 점은 진심으로 이 자리를 빌려서 사과를 드린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2021년부터 노동자 실질임금이 감소하고 있다’는 박정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실질임금이 감소하고 있다는 말을 처음 듣는다”며 “우리나라는 임금이 상승하고 실질적인 (임금) 부분이 상승하고 있다”고 답변해 자질 논란도 불렀다. 노동부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실질임금은 2022년 0.2%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도 1.1% 줄어들어 2년 내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극우, 태극기 부대, 뉴라이트, 심지어 반노동의 대명사인 후보자를 노동부 장관 후보로 인사청문회 하는 것은 시간 낭비고 국력 낭비”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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