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극우·반노동’ 입장 되풀이
취재 열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호영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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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이 뇌물죄로 구속된다면 나도 뇌물죄” 궤변
실질임금 하락 사실엔 “처음 들어”…“물러날 생각 없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26일 인사청문회에서 그동안 해왔던 극우·반노동 발언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후보자는 노동자 실질임금이 오르고 있다는,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해 국무위원 후보자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경유착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이 잘못됐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잘못됐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재평가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하고는 나이도 같고 같이 쭉 살았기 때문에 그분이 뇌물죄로 구속된다면 나도 뇌물죄다. 그분은 정말 뇌물을 알지도 못하고 받을 사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이 과거 극우·반노동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김 후보자는 “광장·유튜브에서 한 발언 중 과도한 것이 있었다.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 발언에 대한 지적엔 “청문회라고 무조건 사과하라고 하면 되겠나”라며 맞섰다.
김 후보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와해한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내려진 유죄 판결을 비난하는 글을 2019년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 부적절하다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과도한 범위에서 처벌이 됐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후보자는 2020년 7월 서울 광화문에 있던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해 “붉은 유산” “재미 봤으면 걷어치우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광화문광장에 추모공간을 만드는 것은 잘못됐다”며 “세월호는 과하다. 10년이 넘었는데 계속 그렇게 하면 되겠나”라고 말했다. 2009년 정리해고에 맞서 파업을 벌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자살 특공대”라고 한 것에 대해선 “과격한 노동운동을 해서 당시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철수했다. 내가 반성할 문제가 아니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실질임금이 감소하고 있다는 박정 민주당 의원 지적에 “실질임금이 감소한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 우리나라 실질임금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통계상 명목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질임금이 2년 연속 감소했는데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이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년 넘게 실질임금이 하락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후보자를 우리가 지금 청문하고 있다”고 짚었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지만 김 후보자는 “물러갈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엄호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는 반노동의 대명사가 아니라 친노동의 대명사”라며 “노동시장 약자들을 보살피는 친노동 장관으로 자리매김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환·조해람·박채연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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