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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엔 '애플학교'가 있다…"매달 100만원, 맥북·아이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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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키우는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9개월 동안 팀 프로젝트·멘토링 수업

협업 배우고 앱 개발…내달 4기 모집

아시아경제

지난 24일 애플 명동에서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수료생 4명이 포항에서 보낸 9개월간의 교육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청중들과 공유했다. [사진 제공=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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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에는 애플과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가 손을 잡고 세운 이른바 '애플 학교'가 있다.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디자인, 서비스 기획(PM) 등 IT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정식 명칭은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다. 9개월 동안 팀워크를 발휘해 앱을 만들고 현직 종사자인 멘토에게 일대일 멘토링도 받는다.

아카데미는 전 세계 8개국에서 18곳이 운영 중이며, 한국은 2022년에 처음으로 개소했다. 지난 24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에서는 아카데미 수료자 4인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행사가 열렸다.

1기 수료생이자 스타트업 '니어스'를 운영하는 이준영 대표(28)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부산대 산업공학과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아카데미가 개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며 "팀원들과 함께 밤새 고민하고 협업했던 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카데미에는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도전에는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기에,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더 과감하게 도전하는 자세를 키우기 위함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실패담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실패를 겪는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공유했다"며 "그 결과 스타트업 창업까지 도전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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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1기 수료자 이준영 니어스 대표가 자신이 기획한 애플리케이션 '머징'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아카데미를 수료하면서 '머징'이라는 개발자 전용 소셜 네트워킹 앱을 만들었고 앱스토어에도 등록됐다. 그는 "개발자들을 위한 놀이터"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애플 개발자 회의(WWDC)에 앞서 열리는 학생 개발자 경진대회에서 350명의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애플의 코딩 언어 '스위프트'를 처음 접해본 한동대 재학생 김하은 개발자(23)는 아카데미 2기 수료생이다. 그는 "코딩 외에도 디자인, 마케팅, 비즈니스 방법론 등 실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공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GPS를 활용해 코스로 그림을 그려가며 달릴 수 있는 앱 '아웃라인'을 개발했다. 그는 "러닝을 예술적으로 즐길 순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비롯됐다"며 "코스에 경사가 심하진 않은지, 장애물이 있진 않은지 직접 뛰어다니며 검증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금 졸업과제로 ADHD 아동을 위한 가상현실(VR) 게임을 개발 중이다. 그는 "운 좋게 애플로부터 교육의 기회를 얻어 스스로를 발견하고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잠재력을 발견할 기회를 주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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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2기 수료자 김하은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아웃라인'을 소개하고 있다.


애플 관계자는 "기수당 총 200명을 선발해 한 달 100만원의 학습지원금과 맥북·아이폰 등 애플 기기, 기숙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카데미 구성원들은 밤을 새워 팀 회의를 할 만큼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밴드나 서핑 같은 소모임을 만들기도 한다"며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게 판을 깔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다양한 분야의 멘토 17명이 상주해있어 아카데미 교육생들을 밀착 코칭해준다. 이들은 '배움은 평생 이어진다'는 애플 정신을 반영해 서로를 '러너(Learner)라고 부른다. 멘토는 '시니어 러너'이고, 교육생들은 '주니어 러너'다. 청년뿐만 아니라 40~50대 수료생도 배출된다고 하니 배움에 끝이 없는 건 맞는 듯하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는 다음 달 2일부터 2025년 교육생(4기)을 모집한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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