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건수 3년간 6배 증가…대형 사고 우려
중대재해법 적용 가능성…제조사·관리자 주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이행해 형사리스크 줄여야"
국내 전기자동차 화재 건수 추이(단위: 건, 자료: 소방청, 법무법인 태평양) |
25일 소방청 통계 및 법무법인 태평양에 따르면 국내 전기자동차 화재 건수는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최근 3년간 6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달 들어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충남 금산군의 주차타워에서 잇따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박지영·박성범·최병화 변호사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화재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차 화재의 특성상 높은 발화 온도와 진화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으로 인해 발화 온도가 높고, 배터리팩 실링으로 인해 소화용수가 발화지점에 닿지 않아 화재 진압이 어렵다는 것이다.
형사 책임 측면에서 살펴보면 태평양 변호사들은 전기차 화재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 발생 시, 차량 또는 배터리 제조사, 차량 소유주, 건물이나 주차장 관리책임자 등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와 ‘업무상실화죄’ 등의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사망자 1명 이상 또는 부상자 10명 이상 발생 등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는 결과가 발생한 경우, 제조사의 경영책임자나 건물 관리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태평양 변호사들은 설명했다.
태평양 측은 제조사, 시설 관리자, 차량 소유주별로 각각 선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조사의 경우 전기차 및 배터리의 개발, 생산, 품질검사 전 단계에 걸쳐 안전성 확보 절차를 마련하고, 결함 발견 시 즉각적인 리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건물·주차장 관리책임자는 소방시설의 정기적 점검과 대피로 확보 등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차량 소유주 역시 정기 안전진단, 리콜 조치 협조, 불법 개조 금지 등 화재 위험 최소화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태평양 변호사들은 “평소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잘 구축하고 의무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며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충실하게 구축하고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법률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량들이 전소돼 있다.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께 아파트 지하 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8시간 20분만에 진화됐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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