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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월드리포트] 오바마 "바이든은 친구"…바이든도 그렇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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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나흘 간 행사의 주인공은 당연히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사람을 꼽으라면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민주당 내 '아이돌급 인기'라는 말이 실감날 만큼 이들 부부에 대한 환호는 열광적이었습니다. 참석자들의 함성은 이들의 민주당 내 영향력을 명확하게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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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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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오바마의 연설은 독보적이었습니다. 미국 연수를 와 있던 2016년 신년 의회 합동 연설을 듣고 느꼈던 매력 포인트들이 그대로 살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보다 더 많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건 부인 미셸 오바마였습니다. 오바마의 연설이 세련된 정치인의 그것이었다면 미셸의 연설은 쉽고 간결하되 강렬했습니다. 'Do Something!'(무엇이라도 하자!) 이 한마디는 행사장을 들끓게 했습니다.

오바마 "나의 친구"라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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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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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20일 연설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 첫 머리에 후보 사퇴 결단을 내린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는 "조와 나는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형제가 되었으며, 나는 그를 존경하게 됐다. 그는 똑똑할 뿐 아니라 연륜이 풍부했고, 공감 능력이 있었으며 존엄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또 "역사는 조 바이든을 절대적인 위기의 순간 민주주의를 구한 뛰어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나는 그를 나의 대통령이라고 부를 수 있어 자랑스럽고, 그를 나의 친구라고 부를 수 있어 한층 더 자랑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도 그랬을까요? 사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측으로부터 후보 교체론의 배후로 의심 받아왔습니다. 바이든에게 결정타 중 하나가 됐던 배우 조지 클루니의 뉴욕타임스 기고문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클루니는 친분이 두터운 오바마에게 연락을 해 기고문의 내용을 미리 설명하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오바마는 클루니의 주장에 동조하지는 않았지만, 기고문 게재에 반대하지도 않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게 뭐가 문제냐 싶을 수 있지만 바이든과 오바마의 악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통령은 미국에서 대선 후보 1순위입니다. 별 인지도 없던 해리스가 단숨에 민주당 후보가 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8년 간 오바마 옆을 지켰던 바이든은 불출마를 선언해야 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오바마가 그를 주저 앉힌 겁니다.

2020년 대선 때도 오바마는 대선 후보간 각축전이 벌어졌던 민주당 경선 초반,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습니다. 막판까지 판세를 지켜봤습니다. 당시 바이든이 어떻게 느꼈을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물론 민주당 인사들은 이런 해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8년 간 동고동락한 정부통령 사이로 그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말이 중요할까요

한자리에서 볼 수 없었던 '바이든-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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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오바마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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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민주주의와 당의 승리를 위해 다음 세대로 횃불을 넘긴 현직 대통령으로 연단에 올랐습니다. 자신이 뽑은 부통령 해리스 지지를 선언하고 반드시 트럼프를 꺾어야 한다면서, 동시에 그간 자신이 이뤘던 성과들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자기 손으로 마무리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묻어났습니다. 바이든은 연설 후 다음날 바로 전당대회장을 떠났고 그날 연설이 예정돼 있던 오바마 만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특별한 일정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휴가였습니다. 물론 그가 전당대회장을 떠난 게 오바마 대통령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실 해리스가 주인공이어야 하는 자리에 현직 대통령이 오래 머무는 건 민폐일 수 있습니다. 또 현직 대통령이 있는 곳은 경호 문제로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당대회 참가자들에게 작지 않은 불편을 끼칠 수 있어 떠나주는 게 도와주는 거란 설명도 있습니다. (실제로 취재를 갔던 후배 기자는 대통령 경호로 현장이 통제되면서 2시간 가량 도로에 묶여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는 자리에 오바마와 바이든 전현직 대통령이 함께 손잡고 해리스를 지지하는 모습을 연출했다면 어땠을까요? 오바마와 클린턴도 함께 등장하지 않았으니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느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 사퇴를 두고 민주당이 내분을 겪었고 그 중심에 바이든과 오바마가 거론됐던 만큼 두 사람의 만남은 조금은 다른 메시지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오바마의 찬사에 바이든이 어떤 감정이었을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본인만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후보 사퇴 후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지지율이 트럼프에게 크게 뒤쳐지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남긴 바이든의 인터뷰로 볼 때 등 대승적 차원이었다고는 하나 등 떠밀린 결정이었던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의 건강 상태로 볼 때 대선에 나설 상황은 아니었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공통된 이야기이지만 바이든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오바마가 바이든을 주저 앉히고 밀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유권자 투표에서 이기고도 결국 선거에서는 패했습니다. 바이든이 후보 사퇴 요구에도 완강하게 버틴 이유 중 하나도 해리스로는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번 선거 역시 보수적인 미국 백인 주류 사회가 여성이자 흑인인 해리스에게 얼마나 열려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물론 젊은층과 흑인 등 소수인종에게 흡인력 있는 해리스가 이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낼 수 있다면 승산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힐러리 때의 악몽이 재연된다면… 바이든은 오바마에게 어떤 말을 건네게 될까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승모 기자 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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