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익 챙기기' 목적… 중재 역할 기대는 과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헌화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바르샤바=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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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포옹으로 비판받았던 모디 총리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실익 챙기기'를 시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23일(현지시간) 폴란드 순방을 마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도착했다. 이번 방문에서 모디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할 예정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를 만나 "친구이자 협력국으로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인도의 국가원수가 우크라이나를 찾는 건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한 1991년 이후 처음이다. 모디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 이튿날인 24일은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이다.
앞서 모디 총리는 지난달 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양국 정상회담 하루 전 러시아군이 키이우의 아동병원을 공격했는데도 모디는 푸틴과 만나 포옹했다"며 "매우 크게 실망했고, 이는 평화 노력에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방문은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이후 화가 난 서방과 우크라이나를 달래려는 의도도 있지만, 인도의 '실익 챙기기'라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도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놓치기 아쉬운 존재다.
인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줄곧 러시아산 원유를 전쟁 이전보다 값싸게 수입, 러시아에 사실상 전쟁 자금을 조달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동시에 군함 엔진용 예비 부품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인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균형 외교를 통해 인도의 외교 정책 방식인 '전략적 자율성'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중재 역할을 인도에 기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BBC는 "인도는 수십 년간 지정학적으로 다자간 접근 방식을 취해왔다"며 "이러한 외교 방식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반응할 가능성이 낮다"고 관측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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