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더 검토·논의" 밝혔는데 "우선 1천450만명 보조금 지급"…예산 실제 승인
中저가 수입품엔 "작은 보호주의 조치" 제안…가계부채 구조조정과 개헌도 언급
탁신 전 태국 총리 |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패통탄 친나왓(38) 신임 태국 총리 아버지로 '상왕' 역할을 할 거란 관측이 제기되는 탁신 친나왓(75) 전 태국 총리가 논란이 있는 대규모 보조금 지급 정책에 대해 경기 부진 극복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과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는 전날 방콕에서 열린 '태국을 위한 비전' 대담 행사에서 보조금 정책 이득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가 장기간 저성장하고 있으므로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우선 내달 중 1천450만명에게 1인당 1만 밧(약 39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는 내달 즉각적인 경기 부양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패통탄 정부가 보조금 프로그램을 세부 조정하고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나머지 대상자 3천만 명에 대해서는 10월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탁신 전 총리의 세력인 현 집권당 프아타이당은 태국 국민 약 4천500만 명에게 1인당 1만 밧씩 총 4천500억 밧(약 17조6천억원)의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태국중앙은행 등 금융권과 경제학계, 야권 등은 재정 부담 등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패통탄 총리는 지난 19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보조금 정책을 연립정부 내에서 더 검토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탁신 전 총리의 발언으로 패통탄 내각이 일단 보조금 지급을 일부 대상자부터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태국 왕실 관보는 보조금 지급을 위한 1천220억 밧(약 4조8천억원) 규모의 추가 예산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탁신 전 총리는 또 지난 3월 말 기준 16조4천억 밧(약 639조원)으로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90.8%에 육박한 가계부채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국과 태국 국민은 빚의 함정에 빠졌다"면서 "우리는 가계부채를 구조조정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시정하기 위해 재무장관 등이 중앙은행과 함께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더 잘 조율하기 위해 재무당국과 중앙은행이 더 협력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금리 인하와 관련해 대화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중국산 저가 수입품 유입에 대해서는 "작은 보호주의 조치"를 도입해 태국 경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산 제품을 싫어하지 않지만, 경쟁에서 형평성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 분야와 관련해서는 군부 등과 어떤 거래도 하지 않았다면서 진정한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개헌을 해서 의회에만 내각 임명·해산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탁신 전 총리의 귀국 1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행사에는 금융계 인사들과 기업인·정치인 등 1천400여명이 몰려들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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